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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해양산국밥 조성백ㆍ조관형 대표
대(代) 이은 기부유전자, 지역교육 꽃 피워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4/09/16 10:21 수정 2014.09.16 10:19
국밥 팔아 11년째 지역학교에 장학금 기탁

아버지 이어 아들도 꾸준한 장학사업 약속




기부유전자도 대(代)를 잇는가 보다. 국밥 팔아 모은 돈을 지역학교에 장학금으로 기부하는 부자(父子)가 화제다. 아버지는 11년째 꾸준히 해왔고, 아들은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개업하자마자 장학금 기부에 동참한 것.

지난 3일 해양산국밥 조성백ㆍ조관형 대표가 효암고등학교를 찾았다. 장학금을 기탁하기 위해서다. 어떤 절차도 형식도 필요 없고, 환대는 더더욱 사양한다. 그저 장학금이 든 봉투를 전달하려고 직접 학교를 찾은 것이다.


해양산국밥은 동부양산에서는 이미 소문난 맛집이다. 특히 맑은 국물의 ‘이놈국밥’과 국밥과 우동을 접목시킨 ‘얼큰우동국밥’은 특허출원까지 한 메뉴다. 

↑↑ 해양산국밥 부자(父子)가­ 장학금 전달을 위해 효암고를 찾았다. 사진은 왼쪽부터 효암고 강호갑 교감, 조관형 서창점 대표, 이용학 교장, 조성백 양산점 대표.
소문난 맛집 해양산국밥 조성백 대표
장학후원회 등 다양한 장학사업 펼쳐

해양산국밥은 ‘알아주는 맛집’이라는 것 외에도 소문난 것이 또하나 있다. 조성백 대표의 지역교육사랑이다.

2004년 개업 때부터 판매금 일부를 지역학교에 장학금으로 꾸준히 기탁해 왔다. 또 원도심학교 활성화를 위해 삼성중 장학후원회를 만들었는데, 학부모와 동문이 아닌 순수한 지역 상공인과 주민들이 결합해 만든 장학회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 양산고 장학후원회 결성에도 힘을 보탰다.

이 뿐만 아니다. 계산대에 모금함을 설치해 백혈병소아암협회를 돕기도 하고, 좀 더 가까운 곳 아이를 돕기 위해 자체 모금도 진행해 소아암골육증을 앓고 있는 양산지역 학생에게 직접 기부하기도 했다.

조성백 대표는 “11년 전 사업 실패로 큰 좌절을 겪고 있을 때 두 아들 모두 학생 신분이었다. 돈이 없어 학업에 지장을 받는 아들들의 모습에 더욱 절망했었다. 이후 양산에 내려와 국밥 하나로 소위 말하는 성공이라는 것을 이뤘다. 그래서 시작하게 됐다. 학교에 장학금을 기탁해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을 도와주겠다고. 내 자식을 돌보는 심정과 같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개업한 서창점 이어받은 조관형 대표 
개업 수익금 효암고에 기부… 지속적 기탁


이같은 지역교육사랑 마음이 아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지난달 26일 해양산국밥 서창점을 개업해 조성백 대표 장남인 조관형 대표가 이끌어 가게 됐다.

조관형 대표는 개업 첫날 판매수익금과 개업축의금 등을 모아 150만원을 효암고에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물론 일회성으로 그치는 기부가 아니다. 판매수익금 일부는 정기적으로 기부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일회성 기부는 자칫 학생들에게 더 큰 상처가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조관형 대표는 공부를 곧잘 했다. 학창시절부터 늘 상위권 성적을 유지해 왔고, 고려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대기업 취업도 확정됐다.

하지만 한 가지 가슴 속에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있었다고 한다. ‘내 꿈이 무엇인가. 대기업에 들어가 무엇을 목표로 일을 해야 하나’ 몇 년 정도 일하고 그만 둘 것이라면 처음부터 가지 않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아버지 가게를 이어받기로 결심한 것이다.

조관형 대표는 “아버지는 성공을 하게 해준 양산과 국밥을 너무도 사랑하셨기에 장남인 내가 언젠가는 아버지 대신 맡아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물론 대기업에서 근무하며 사회생활을 배울 수도 있지만, 아버지가 건강하실 때 하루라도 빨리 일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버지가 그동안 양산지역에서 쌓아온 신뢰와 노력에 조금이라고 보탬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 대표 “채현국 이사장 교육철학 존경해”
효암고 “학생 꿈 찾아주는 교육 실천할 터”


웅상지역 많은 학교 가운데 효암고를 선택한 이유도 명확했다. 효암학원 채현국 이사장의 교육철학에 존경의 마음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조관형 대표는 “신문 지상을 통해 채현국 이사장의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됐다. 정말 ‘이 시대의 참 어른’인 것 같았다. 채 이사장의 교육철학이 녹아 있는 학교라면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진짜 교육’을 할 것이라고 믿음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효암고 이용학 교장은 “조성백 대표의 ‘요즘 학생들은 대기업 취업이 꿈이라고 말한다. 꿈을 잃은 세대가 안타까웠다’는 말에 크게 공감한다. 이 장학금은 어려운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찾아주는 용도로 쓰도록 하겠다. 지역교육에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 조성백ㆍ조관형 부자에게 감사함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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