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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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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큰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야구 경기에 빗대어 말할 수 있다. 아무도 마지막 회가 끝날 때까지 절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야구 경기의 묘미는 마지막 9회 말에 있다. 9회 말 마지막 순간까지 경기는 끝난 것이 아니다. 신비로운 역전승을 종종 경험하기 때문이다.
신화적인 야구 선수였던 요기 베라는 “다 끝나기 전에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역전승의 은혜란 고통으로 시작해서 찬송으로 마무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후에 웃는 자가 최후 승리자”라는 말은 ‘지금 우리 현실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역전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현실이 막막하더라도 절망해서는 안 된다. 아직 홈런을 날릴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야구 경기는 9회 말로 끝나지만 인생이란 게임은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
칼럼니스트 아담 J. 잭슨이 쓴 ‘플립 사이드(Flip side)’라는 책이 있다. 플립 사이드란 ‘레코드판의 뒷면’, ‘사물이나 사람, 현상의 이면’ 등을 뜻하는 단어다. 책은 성공한 사람의 ‘뒷면’을 조명한다. 저자는 이들의 성공 이면에 ‘좌절의 순간에 발견한 작지만 소중한 기회’가 있었다고 말한다. 책에는 자전거 사고로 치아를 다친 사이먼 퍼첼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임플란트 시술을 받아야 했는데 영국에서는 시술 비용이 2만 달러가 넘게 필요했다. 퍼첼의 아내는 남편에게 헝가리로 가서 시술받으라고 권유했고, 결국 그는 헝가리에서 4천 달러를 내고 시술을 받는다. 특이한 건 그 이후에 벌어진 일이다. 퍼첼은 영국에서 헝가리의 저렴한 치과 시술을 홍보하는 회사 ‘스마일 세이버’를 창업해 큰 성공을 거둔다. 자전거 사고가 그의 인생에 전환점이 된 셈이다.
‘씨앗을 손에 들고 새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 삶이 때론 작은 씨앗처럼 볼품없이 여겨질 때가 있지만, 씨앗은 언젠가 새들이 깃드는 나무가 된다는 뜻이다. 살면서 부딪히는 수많은 난제와 실패 안에는 언제나 기회가 숨어 있다. 삶의 이면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게 될 때 그것은 우리 삶을 변화하는 힘이 될 수 있다.
마침 금의환향과 좌천에서 배우는 인생 역전의 사례가 있다. 항우는 진나라를 멸망시킨 뒤 고향 팽성으로 돌아가며 천하의 주인이 된 자신을 빗대 금의환향(錦衣還鄕), 즉 ‘비단옷을 입고 돌아간다’는 말을 명분으로 삼았다.
반면 유방은 항우의 견제로 서남부 험준한 변경 한중으로 귀양 가듯 쫓겨나자 이를 빗대 좌천(左遷)이라는 용어가 생겼다. 그러나 결과는 좌천을 당한 유방의 승리로 귀결됐다. 항우처럼 한때의 승리에 자만하면 곧 패배를 불러온다. 유방처럼 지금은 비록 패배와 시련을 겪지만 어디에서든 자신을 갈고닦아 실력을 기르면 언젠가는 인생 역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