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교육

양산교육지원청 한철성 신임교육장
“성장하고 있는 양산, 교육도 큰 그림 그릴 때”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4/10/14 09:33 수정 2014.10.14 09:33




양산교육 수장이 바뀌었다. 창원 삼정자중학교장으로 근무했던 한철성(61) 신임교육장이 지난 9월 1일자로 양산교육장에 부임했다.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양산은 교육 역시 큰 밑그림을 그려야 할 때다. 특성화고교 설립, 고교평준화 도입, 도서관 설립 등을 차근차근 풀어나가기 위한 출발을 해야 한다”라는 각오를 밝힌 한 신임교육장을 만나봤다. 

▶제30대 양산교육장 취임을 축하한다. 4년여 만에 다시 양산을 찾으니 소감이 어떠한가?

2009년 교장 승진 후 첫 발령지로 웅상여중에 부임했었다. 불과 4년 전인데, 그때와 비교해서 양산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확실히 보인다. 잠시 머물다 가는 베드타운이 아닌, 살고 안착하고 싶은 도시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주거환경과 일자리가 풍부한 것은 물론 외각의 자연환경까지,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하드웨어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4년 전에는 느끼지 못했는데, 노후를 양산에서 보내고 싶을 정도로 양산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일선학교 최고관리자인 교장뿐만 아니라 창원교육지원청, 경남도교육청에서 근무한 경험과 전문성에 거는 기대가 크다. 양산교육 당면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산업단지 조성으로 인한 학교 환경문제, 교육청 소속 도서관 설립 문제 등 당면과제가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본다면 양산은 특성화고교 설립이 큰 과제라고 생각된다. 최근 학부모들을 만났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얘기가 특성화고교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해마다 300~400명씩 외부로 유출되는 학생을 살펴보니 정보ㆍ기계 분야 전문계고 진학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미용, 요리 등 학력인증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양산은 이들을 안아줄 학교가 없다. 양산지역 교육 규모라면 특성화고교 한 곳 정도는 있어야 한다.

물론 기계공고의 경우는 예산 규모가 엄청나다. 쉽게 생각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수많은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고 제조업 등 일자리가 풍부한 양산에 공업고등학교가 생긴다면 학교ㆍ기업ㆍ관공서 간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때문에 이 시점에서 특성화고교 설립에 대해 교육기관은 물론 지역주민, 지자체 등과 심층적으로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고입선발고사 폐지, 혁신학교 확대, 선행학습 금지, 중학교 자유학기제 도입…. 최근 이슈로 떠오르는 교육정책이다. 오로지 공부만을 강조해 온 한국사회 교육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정책들이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양산교육계에서 고교 평준화 문제가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학력우수학생 진학 정도가 고등학교를 평가하는 척도가 되는 비평준화 제도는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고교 평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양산은 아직 시기상조다. 적용 시기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 격차와 지역교육 불균형을 해소하고 교육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좋은 취지로 시작한 고교 평준화지만, 아직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제도가 숙성이 덜 됐다는 뜻이다.

김해지역의 경우 장유지역을 제외하고 고교 평준화를 진행해 현재 학교 격차와 지역교육 불균형이 훨씬 심각해졌다. 비평준화지역인 장유에 학력 우수 학생의 쏠림 현상이 심해진 것이다.
 
더욱이 창원 등 인근 도시에서 장유로 학생들이 유입되는 현상까지 발생해 평준화에 대한 학부모들 인식이 좋지만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더욱이 양산은 읍ㆍ면지역 혜택을 무시할 수 없다. 대입 농어촌특례입학 등 읍ㆍ면지역 학교가 가지는 장점이 분명히 있는데, 인위적으로 평준화해 버리면 반발도 예상된다. 또한 대도시 사이에 위치했다는 점에서 역외유출이 심각해 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6만 인구 규모의 물금읍이 동으로 전환되는 등 변화가 일어날 때 고교 평준화를 도입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된다. 양산 교육 여건이 더 성숙되고 읍ㆍ면지역 학부모 등 대다수 주민이 원할 때 추진돼야 한다. 

▶양산도서관 관리ㆍ운영권을 둘러싼 교육청과 양산시 논란이 일단락됐다. 하지만 양산시는 물론 양산시의회 역시 경남도교육청 소속 공공도서관 신축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라는 입장은 여전하다. 양산교육지원청 입장은 어떠한가.

도서관 설립 문제는 양산교육 당면 과제 중 하나다. 도교육청 소속 도서관을 설립해야 한다는 근본 취지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결국 예산이 문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올해 대폭 삭감됐다. 도교육청 차원에는 2천억원 규모가 줄어들었고, 양산교육지원청도 예년에 비해 8% 삭감됐다. 인건비가 상승한 것을 감안한다면 가용예산은 훨씬 줄어든 셈이다. 이것이 100억원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도서관 설립이 당장 불가능한 이유다.

하지만 교육청 소속 도서관은 단순히 도서대여 기능뿐 아니라 양산지역 초ㆍ중ㆍ고교 독서교육 컨트롤 타워로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마냥 미룰 수만은 없는 일이다.

오는 22일 경남도교육감이 양산에 방문할 예정으로, 도서관 설립 문제를 강력히 요구하겠다.

현 교육감 역시 교육의원 시절 때부터 도서관 전문가로서 누구보다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줄 것이라 믿고 있다.

▶마지막으로 양산교육 수장으로서 양산시민에게 각오를 밝혀 달라.

성장하고 있는 도시의 교육 수장으로 근무하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배움 중심의 새로운 교육, 소통과 공감의 교육공동체, 안전하고 건강한 교육환경을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양산교육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 새로운 도약을 위한 디딤돌이 되겠다고 약속드린다.

대담_한관호 편집국장
정리_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