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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여고생들, 생명 살리는 ‘4분의 기적’ 이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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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들, 생명 살리는 ‘4분의 기적’ 이뤘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4/10/14 10:08 수정 2014.10.14 10:07
양산여고, 경남 심폐소생술 경연대회서 최고상

심폐소생술은 응급 골든타임에 생명 살리는 힘




심장이 멈춘 후 1분 이내에 심폐소생술을 하면 생존율은 97%, 4분 이내면 50% 이상 생존율을 보인다. 하지만 6분을 넘어가면 생존율은 4%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심폐소생술 골든타임은 4분으로 정하고 있다. 119구급차가 오는 시간은 평균 6~10분으로, 최초 목격자가 심폐소생술로 상황대처만 제대로 한다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이처럼 누가 언제 어디서 필요할지 모르는 심폐소생술이지만,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더욱이 비교적 힘이 약한 여고생이 능수능란하게 심폐소생술을 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양산여고 학생들이 심폐소생술 경연대회에 도전장을 내밀더니, 대회 최고상을 수상했다. 기특한 대회에서 기특한 상을 받아온 양산여고 학생들을 만났다.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이라면 심폐소생술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우리 모두 예비의료인을 꿈꾸는 여고생이거든요”

양산여고 2학년 학생들이 경남지역 고등학생 심폐소생팀 경연대회에서 대회 최고상 등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심화정ㆍ오채연 학생이 최우수상을, 서진주ㆍ최성미 학생이 우수상을 차지한 것.

경남도가 주최하고, 경남권역응급의료센터 삼성창원병원이 주관한 이 대회는 경남지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지난 7일 열렸다.

환자 발견에서부터 의식 확인 후 환자평가, 구조요청, 심폐소생술, 자동제세동기 사용 등 학생들이 직접 구성한 상황극을 통해 심정지 환자 발생 시 대처 과정을 경연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심화정ㆍ오채연 학생은 성묘 때 벌에 쏘인 상황을 서진주ㆍ최성미 학생은 학교축제 때 전기 감전사고가 발생한 상황에 대한 응급 상황극을 만들어 경연을 선보였다.

상황극이 얼마나 독창적이고 사실성 있는지, 실제 경연에서는 얼마나 정확하게 자동제세동기를 다루는지 등이 점수화되는데, 두 팀 모두 연출과 실습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대회 지도교사인 문정숙 보건교사는 “심폐소생술은 전문의료진도 30분 이상 할 수 없을 정도로 에너지 소비가 큰 활동인데, 대회를 앞두고 3개월의 준비기간 동안 학생들은 매일 1~2시간씩 심폐소생술을 연습해 온 몸에 파스를 붙이고 다녔다”며 “학생들이 대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너무나 자랑스러웠고, 그 노력이 결실을 맺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의료인 꿈꾸며 동아리 활동 ‘열심’
다수 응급교육 수료, 의료봉사도


이들의 꿈은 예비의료인이다. 간호사, 의사, 응급구조사, 물리치료사 등 꿈꾸는 직업은 다르지만,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이 되겠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인 양산여고 동아리인 응급처치부 활동이다.

응급처치부는 재난발생 때 골든타임에 응급대처 활동으로 심폐소생술 등을 배운다.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이미 수백번의 심폐소생술을 경험했다. 

또한 ‘심폐소생술 실시능력 인증서’, ‘구급처치법 일반과정 수료증’, ‘구조 및 응급처치 교육수료증’ 등 다수 교육인증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적십자사에서 인증하는 자격증으로, 이미 응급처치 전문가나 다름없다. 더욱이 지역종합병원인 베데스다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응급 시 발생할 수 있는 많은 상황을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우고 있다.

학생들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배우는 게 많다. 병동 이동도서관, 차트나 수액 정리, 재활치료를 위한 말동무 등의 활동을 주로 하지만 가끔 응급실에서 환자를 옮길 때 도움을 주기도 해 책임감을 가지고 봉사를 하고 있다”며 “유니세프 해외봉사 활동도 꼭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의료봉사에 남다른 자긍심을 가진 학생들은 대회 수상금 역시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기로 결심했다. 지역주민을 위한 좋은 일에 써달라는 의미로 수상금 전액을 강서동주민센터에 기부할 예정이다.

문정숙 보건교사는 “학생 시절에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지 않고 성인이 돼 사회에 나가게 되면 교육을 받을 기회가 거의 없다”며 “학생들이 우리 가족, 우리 이웃을 살리는 4분의 기적을 일으키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 우리 사회가 ‘안전 불감증’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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