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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막대한 예산과 26년의 역사를 가진 삽량문화축전은 축전다운 축전으로 자리매김했는가. 그렇지 못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마디로 축제가 갖는 ‘의미’와 ‘재미’ 그리고 ‘참여’ 측면에서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삽량문화축전은 시민을 위한 축제다. 시민이 지역문화자산을 공유하고 축제를 즐기며 양산시민이란 공동체 의식과 자긍심을 갖게 하자는 게 목적이다. 나아가 축제에 지역문화예술인이 참여하는 장을 넓혀 향토문화자산을 튼실히 하는 것 또한 축전이 갖는 의미다.
삽량문화축전은 축전 주제를 ‘삽량주’, ‘박제상’, ‘삼장수’ 식으로 바꿔 온 것 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삽량문화축전 정체성과 의미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축제 경쟁력은 콘셉트에서 나온다. 대중성이냐 특수성이냐, 어떻게 하면 시민을 더 많이 참여시키고 프로그램을 차별화할 것인가 등 선택에 따라 축제를 디자인하고 매뉴얼을 짤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콘셉트를 잡아 축전 완성도를 높이려면 축전이 추구하는 의미부터 정립해야 한다. 특화된 프로그램이 없고 내용이 대동소이해 즐기거나 볼 것이 없어 식상하고 ‘재미’가 없다는 여론이다. 성공 축전을 만들려면 시민이 축제에 몰입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특화된 프로그램)가 있어야 한다.
올해 들어 양산 역사 인물인 ‘잃어버린 별, 영웅 이징옥’을 뮤지컬로 만든 것은 신선한 시도였다. 하지만 짧은 제작 기간과 예산 부족으로 극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공연, 전시, 경연, 재연 등 문화행사가 즐비하고 거리축제와 다양한 부스를 배치해 시민에게 손짓했으나 “차림표에 종류는 많은데 딱히 먹을 게 없다”는 시민 목소리를 새겨들어야 한다.
축제는 지역발전을 전제로 브랜드화 하는 기획축제와 시민이 즐기는 대동제로 나뉜다. 기획축제는 관광객을 주 대상으로 하며 대동제는 시민을 주체로 한다. 삽량문화축전은 대동제 성격으로 철저히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축제여야 한다.
지역민 참여가 높은 축제로 ‘진도 명량축제’와 광주 동구청에서 주최하는 ‘추억의 7080 충장축제’가 주목받고 있다. 명량축제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축제인데 행사 출연진이 대부분 진도 군민이다. 충장축제는 동구 구민을 위한 축제로 구도심을 살리기 위해 2004년 시작했는데 지난해 연인원 400만명이 축제를 즐겼다고 한다. 축제에 100만여명인 광주시민이 한 번 씩은 다녀갔다는 통계이다.
삽량문화축전 또한 예총을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단체가 전시와 공연으로 축전에 참여하고 있다. 시민단체들도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 대부분은 구경꾼에 불과하다. 어린이 위주로 운영되는 체험프로그램, 해마다 똑같은 초청공연 팀, 여느 지역축전을 짜깁기한 행사로는 시민 발길을 끌어낼 수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개막식 행사에 자리를 채우라고 행정과 문화단체가 독촉을 하는 촌극을 벌인다.
삽량문화축전이 시민 축전으로 거듭나려면 무엇보다 기존 축전 틀을 전면 바꿔야 한다. 그러려면 축전 추진위가 기획성, 독자성, 창의성부터 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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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관호 기자
hohan1210@ys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