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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박성진 논설위원 칼럼] 반대의견도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오피니언

[박성진 논설위원 칼럼] 반대의견도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4/10/21 10:20 수정 2014.10.24 04:08





 
↑↑ 박성진
본지 논설위원
 
말썽 많은 석계2일반산업단지
경남도 심의를 통과했지만
반대 움직임 수그러들지 않아
앞으로 난관이 예상된다
불도저식 추진보다는
이해와 설득으로 대처해야


찬반 논란에 휩싸였던 석계2일반산업단지(이하 석계2산단)가 경남도 심의를 통과함으로써 국면은 2라운드로 접어들게 됐다. 천성산 아래 84만여㎡에 오는 2017년까지 2천400억원을 투입해 조성할 석계2산단은 금속가공 제조업 등 7개 업종을 유치할 계획이다. 양산시는 태영건설과 경남은행, KIS인프라(주) 등과 별도 시행법인을 설립해 20%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사업계획 수립단계부터 인근 주민의 극심한 반대 여론에 봉착해 온 곳이다. 특히 단지 경계와 바로 붙은 양주중학교는 문제가 심각하다. 학부모들은 즉각 학습권 침해를 이유로 사업 추진을 반대했고 조용한 시골 마을 몇 곳도 졸지에 대규모 공단 입구 마을로 전락하게 되자 반대에 합세했다.

이 과정에서 시행사측은 공해 발생 업종 제외, 경계 부분 계획 조정 등 몇 번의 계획 변경을 통해 반대여론을 무마하려고 했지만, 반대를 주장하는 주민이 조직화하면서 양측은 팽팽하게 맞서게 됐다. 최근에는 경남도 교육청까지 가세해 반대 입장을 공표하면서 사정은 더욱 악화됐다.

도 교육청은 석계2산단 예정지에 4만㎡가량 학교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를 매각하지 않는다고 천명했다. 도 교육청의 반대 이유는 명확하다. 공단 조성 단계와 가동으로 인해 인근 양주중학교와 상북초등학교 학생 학습권이 크게 침해된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소음과 진동 등 각종 공해와 통학로 교통 위험 등이 포함된다.

양산시 입장도 단호하다. 시 전체 면적에서 공장부지가 절대적으로 모자라기 때문에 기업인 요구가 가중되고 있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곳은 몇 년 전 의료복합도시 유치 때부터 공단 예정지로 선정된 만큼 현재 나동연 시장 체제에 새로 수립된 공단 조성계획이 아니라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또 상북면 내 유지 모임인 상북면발전협의회도 적극적인 찬성 의지를 보여왔기 때문에 일부 주민 반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오죽하면 나 시장 입에서 ‘구상 청구’라는 말이 나오게 됐을까. 백과사전을 찾아보면, 구상권(求償權)이란 타인에 갈음해 채무를 변제한 사람이 그 타인에 대해 가지는 상환청구권이라고 요약돼 있다.

하지만 사업 추진과정에서 법적 승인이 나지도 않은 사업에 반대하는 활동을 계속한다고 해서 구상권을 언급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시민은 누구나 자신 행복을 추구할 수 있고 그것이 침해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다고 생각되면 당연히 반발할 수 있다.

문제는 그것이 사회 공리(公利)에 어느 정도 부합하느냐 하는 차이일 뿐이다. 이 경우 양주중학교 학부모 걱정은 충분히 짐작되고도 남는다. 천혜 자연학습장으로 다른 학교의 부러움을 사던 학교에서 공단 옹벽 아래 인접한 악조건으로 뒤바뀔 처지인데 달가워할 학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양산시는 학교 이전은 예산 관계상 불가능하고, 공단 조성으로 피해가 발생한다면 그때 가서 문제를 해결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참으로 무성의한 발언이다. 시는 지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어곡초등학교와 소토초등학교 사례에서 이미 학습효과를 거친 상태다.

어곡초는 1980년대 초 지방공단 조성으로 인해 수십년 동안 공해 피해를 입어오다가 불과 몇 년 전 이전 승인을 받았지만 예산 지원을 받지 못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가 지역 국회의원 노력으로 겨우 숨통을 틔운 상태다.

소토초는 산막공단 조성과 진입로 공사로 인해 학교 주변이 사방으로 공단과 고속도로에 갇힌 채 섬으로 전락했다. 학부모는 학교 이전을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단 한 사람 시민이라도 불편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면 시장은 직접 나서서 보듬어 줘야 한다. 당장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면 그 이유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또 그 당사자가 양보해야 할 사안이라면 진정성을 가지고 설득해서 동참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따뜻함만이 갈등을 풀 수 있는 것이다. 한 번이라도 반대하는 사람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본다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석계2산단 조성사업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개발과 보존의 실익에 대한 타산을 따질 시기는 지나갔다. 어떻게 하면 반대측 이해를 얻어 순조롭게 추진할 수 있을지는 양산시 노력에 달려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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