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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하경 이팝시 동인 2012년 <열린시학> 봄호 신인상 등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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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층 빌딩에 한 사내 줄타기 한다
공중정원에 사방팔방 스치는 바람 속
삶을 꿈꾸는 페인트 공 손끝이 환하다
하늘을 팽팽히 버티는 시간
손때는 언제나 반질반질 윤기가 난다
지루한 녹물이 벗겨진 자리
늙은 부모와 자식 얼굴처럼 동그랗다
대롱대롱 외줄에 몸을 맡기고
벽면에 붙은 제 그림자를 따라 색칠하던 한낮
붓 끝이 만난 그림자 언저리
12시 정오가 시침과 분침처럼 둥글게 찰칵거린다
시간은 언제나 과거가 되지만
새로 그린 그림, 하늘에 오늘의 꽃이 핀다
낡은 시간을 잡고 앉아있는 페인트 공
고개 들고 바라보는 어린 눈망울을 의지한다
벽면에 환한 해가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