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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 영산대 이정미 씨 제56회 사법시험 최종합격
“꿈이 없는 인생, 바꾸고 싶었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4/11/18 10:00 수정 2014.11.18 10:05
미래 불안감으로 고교 졸업 후 뒤늦게 대학 진학

적극적으로 대학생활 보내며 삶의 원동력 찾아

“방황하는 어린 친구들의 이정표 되고 싶어요”




“고등학교 졸업 후 홀서빙하며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그저 그런 아이였어요”

영산대학교(총장 부구욱)는 법률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늦깍이 대학생’ 이정미(29, 사진) 씨가 제56회 사법시험에 최종합격했다고 밝혔다. 올해 합격정원이 200여명으로 크게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합격한 것이라, 이번 사법시험 합격 의미는 뜻 깊다.

사법시험을 준비하게 된 동기에 대해 이 씨는 “따지고 보니, 저에게 별 경쟁력이 없더군요. 얼굴이 예쁜 것도 아니고, 손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할 수 있는 게 공부 밖에 없었어요. 무엇보다도 남은 인생이 캄캄한 암흑천지가 되는 것 같아 불안감이 컸고, 그에 따른 절실함으로 끈기있게 시작하게 된 것이죠”라고 말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이 씨가 찾은 첫 직장은 고기집 홀서빙이었다. 불안정한 직장, 적은 급여 등으로 한계를 느낀 그녀가 선택한 길은 ‘대학진학’이었다. “그때는 회사 경리직만 보더라도 얼마나 안정적으로 느껴졌었는지 몰라요. 그런 경리 사무직도 대졸자를 찾던 때라, 대학입학을 결심했죠”라고 말했다.

이왕 진학하는 대학에 자신 적성을 신중하게 고려하기로 했다. 수능 공부 중 사회탐구영역의 ‘법과 사회’ 과목을 접하면서 적성을 발견한 이 씨는 다른 친구들보다 늦은 22살 나이로 법률특성화 대학으로 유명한 영산대 법률학과 문을 두드렸다.

“어느 TV CF에 나오듯이 나이 몇 살 더 많은 건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저에겐 오히려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대학생활을 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던 것 같습니다”라며 늦은 출발에 대한 주변 걱정을 씻어낸 이 씨는 학교 내 영화법학회 회장을 지낼 정도로 열정적인 대학생활을 보냈다.

이 씨는 삶 속에서 가장 후회되는 시간이 ‘중ㆍ고교 시절’이라고 답했다. 명확하게 꿈과 목표가 서있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하게 공부했던 부분이 가장 후회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학교 공부는 어느 정도 잘하는 편이었지만, 꿈과 목표가 명확하지 않아 고등학교 때 많은 방황을 하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후배들에게 “하루빨리 본인 적성을 파악하고, 자신만의 꿈을 위해 도전했으면 한다”고 조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본격적으로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30개월 만에 합격소식을 알리게 된 것에 대해 천운이었다며 겸손하게 소감을 밝혔다.

“쟁쟁한 합격자들과 경쟁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요. 하지만 이왕 법조인의 길에 첫 걸음마를 시작했으니 최선을 다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기회가 되면 검사가 돼 꿈과 목표를 잡지 못해 방황하는 어린 친구들을 바로잡는 역할도 하고 싶어요”라고 밝혔다.

한편, 12회 졸업생을 배출한 영산대 법률학과는 2007년도에 1명의 학생을 미국 로스쿨(SMU)에 진학시킨 것을 시작으로 2014년도까지 모두 12명의 학생을 국내ㆍ외 로스쿨에 진학시켰다.

이 밖에도 2010년도에 오스트레일리아 연방대법원 변호사와 2011년도 ‘제54회 사법시험 합격생’ 2명, 2013년 미국변호사 합격자 1명 등 모두 11명의 법조인을 배출하며, 법률교육에 있어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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