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커지는 요즘 ‘진짜’ 같은 ‘가짜’ 질환 탓에 애를 먹는 사람이 늘고 있다. 큰 병인가 의심했다가 진단 결과를 보고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것이 가성질환이다.
가성통풍, 가성고혈압, 가성근시 등이 그런 예다. ‘가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는 진짜 질환과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통풍은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에게 흔히 잘 생기는 질환 중 하나로 관절염의 일종이다. 혈중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 관절 마디에 요산 결정체가 유리처럼 침착돼 통증과 염증을 유발한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고 해서 ‘통풍’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40∼50대 남성에게서 자주 나타나는데, 요즘에는 20~30대 환자도 쉽게 볼 수 있다. 술이나 육류 음식의 잦은 섭취가 요산 결정을 관절에 쌓이게 하는 원인이다.
그런데 술을 마시지 않는 60대 남성에게도 비슷한 증상의 가성통풍이 나타날 때가 있다. 가성통풍은 요산이 아닌 칼슘 결정체가 관절 마디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로 연골이 손상되면서 관절 공간에 칼슘이 쌓이는 퇴행성관절염이다.
환절기에는 특히 관절 부위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근육이 굳어지면서 관절이 뻑뻑하다는 느낌과 함께 통증이 심해진다. 이를 예방하려면 평소 연골 손상을 줄이고, 체내 칼슘 농도를 높이지 않도록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혈압에 민감한 어르신의 경우, 환절기 최고혈압과 최저혈압이 달라지면서 깜짝 놀라기도 한다. 정확한 혈압 측정을 방해하는 증상이 바로 가성고혈압이다. 가성고혈압은 고혈압이 아닌데, 실제보다 혈압이 높게 측정되는 현상이다.
나이가 들면 혈관이 탄력을 잃고 점점 딱딱해지면서 위팔(어깨부터 팔꿈치까지의 부분) 동맥경화가 진행돼 혈압계의 압박대로도 잘 눌러지지 않는다. 이러면 혈압이 높게 나올 수 있다. 특히 고혈압 환자 중 약을 먹어도 혈압이 낮아지지 않고 어지러움이 심해지면 가성고혈압일 가능성이 높다.
환절기에는 어지럼증도 가성질환일 때가 있다. 귀와 관련해 생기는 흔한 질병 중 하나가 어지럼증이다. 귓속 칼슘 입자가 떨어져 나오는 이석증, 평형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이 감염되는 전정신경염, 귀가 꽉 찬 느낌으로 발작성 어지럼증이 생기는 메니에르병 등이 관련 질환이다.
하지만 환절기나 겨울이 되면 말초신경에 자극을 받아 어지럼증이 더 생기기 쉽다. 이럴 때는 급격한 기온변화에 노출되지 않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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