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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박성진 논설위원 칼럼] 걷기가 대세다..
오피니언

[박성진 논설위원 칼럼] 걷기가 대세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4/11/25 09:45 수정 2014.11.25 09:45



 
↑↑ 박성진
본지 논설위원
 
건강열풍 걷기운동이 대세
올레길, 둘레길, 갈매길 등
지자체마다 길 만들기 분주하다
건강도시 표방하는 우리 시
법기수원지, 천성산, 신기산성
힐링코스 조성 의미 크다


경제가 발전하고 문화생활 향유에 익숙할수록 건강에 눈을 돌리게 됨은 당연하다. ‘웰빙’이라는 용어가 국민 생활에 깊숙이 빠져든 것은 이미 오래고 이제는 ‘웰다잉’ 즉 ‘잘 죽는 문제’까지 대두하고 있다. 인간의 고귀함을 잃지 않고 사는 것이 오래 사는 것보다 소중한 것으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는 말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열풍은 가히 놀랄 정도다. 1960~70년에는 이른바 ‘보신 식품’이 각광을 받았다. 뱀, 자라, 사슴 피, 곰 쓸개는 물론, 한때는 소똥을 먹고 자란 지렁이가 몸에 좋다고 해 농가마다 비닐하우스를 지어 양식하는 웃지 못할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멀리 동남아시아 원정 보신 관광도 줄을 이었다. 희귀한 동물이라면 다짜고짜 달려드는 일부 광(狂)팬들 때문에 그 나라 사직당국의 집중 감시를 받기도 했다.

1980년대 들어 경제가 안정되면서 건강보조식품이 인기를 몰아갔다. 약이 아니지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선전광고를 보고 많은 노인과 만성환자 사이에서 효도상품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는데 다단계 판매 전략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확인되지 않은 효능에도 불구하고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운 광고전략에 현혹돼 고가 건강식품을 구입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았다.

1990년대 후반 IMF 사태를 겪고 나서는 우리나라 전역에 등산과 낚시 열풍이 불었다. 많은 사람이 출근할 직장을 잃으면서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향했던 것이다. 특히 등산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특성으로 급속히 전파됐다. 최근 우리나라가 아웃도어 용품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고 있는 것은 이 시기의 유산이다. 그러다 보니 저렴한 비용이라는 의의는 사라지고 말았지만.

2000년대 들어 건강 열풍은 ‘직접하는 운동’으로 바뀌었다. 헬스는 기본이고 에어로빅이나 요가, 아쿠아 활동, 각종 스포츠 댄스를 할 수 있는 시설이나 강좌가 성업 중이다. 시에서도 주민생활 지원을 위한 방안으로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읍ㆍ면ㆍ동 문화센터는 물론, 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문화체육센터의 인기 강좌는 신청자가 쇄도해 경쟁률이 높아만 갔다. 규모가 큰 아파트 단지에서는 자체적으로 헬스장을 운영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민간에서도 사설로 운영되는 건강 관련 강좌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용자가 넘쳐나는 상황이라고 하니 가히 건강 열풍이라 할 수 있겠다.

최근 가장 주목 받는 것을 이야기하라면 단연 ‘걷기’다. 간단한 겉옷과 운동화만 있으면 오케이다. 돈 들 일이 없을 뿐 아니라 장소나 시간의 구애도 받지 않는다. 하지만 그 효능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성인병 예방과 치료는 물론, 스트레스 감소, 면역력 향상, 심폐기능 향상 등 꾸준히만 한다면 만병통치가 될 수 있다고 하니 거부할 이유가 없다.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걷기운동을 활용한 관광자원을 내놓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제주도 올레길이다. 신체 건강과 마음 치유, 즉 힐링 개념이 혼합된 것이 시대의 추세가 된 것이다. 전라북도 순창 강천산군립공원에는 맨발로 걸으면서 건강과 힐링을 동시에 충족하는 오솔길이 잘 조성돼 있다.

우리 시에도 이와 비슷한 코스를 최근 많이 조성하고 있다. 전임 오근섭 시장 재임 당시 의욕적으로 추진한 양산천 변 산책로는 조성 당시에는 자연훼손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다양한 볼거리와 곳곳에 설치된 운동시설, 계절에 따라 펼쳐지는 아름다운 경관으로 시민 휴식처가 됐다. 중부동 동산의 산허리를 따라 조성된 장성길과 통도사 주변 영축산 모랭이길은 이미 걷기대회가 몇 년째 열리고 있다.

또 양산시는 최근 동면 법기수원지 치유의 길과 무지개 폭포를 연결한 천성산 멜로디 누리길 조성계획을 추진키로 했다. 시립박물관은 북정고분군과 신기산성을 연결하는 역사길 걷기대회를 개최하기로 하는 등 걷기를 통해 향토애를 고양한다든지, 마음의 안정을 찾는 힐링을 제공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건강도시를 표방하는 양산시로서는 당연하고도 시의적절한 시책임에 틀림이 없다. 대표적인 시책으로 부상한 ‘항노화 사업’의 근간이 ‘젊음과 행복을 오랫동안 누리게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시민 건강을 증진하는 ‘걷는 길’ 조성사업이 더욱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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