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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단위조합별로 이뤄지던 조합장선거가 사상 처음으로 전국에서 동시에 치러지게 된다. 전국 1천360개 대상조합(농협 1천149개, 수협 82개, 산림 129개)에, 선거인 수 296만522명이다. 양산만 해도 6개 조합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선거가 벌어질 전망이다.
조합장 선거에 쏟아지는 세간 관심도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제1회’나 ‘전국동시’라는 타이틀이 갖는 상징성과 그에 대한 기대감도 있겠지만, ‘돈 선거’로 악명 높았던 지난날 조합장 선거 행태가 과연 이번에도 되풀이될 것인지 지켜보는 씁쓸한 시선이 대부분이 아닐까 싶다.
과거 조합장 부정선거는 심각한 지경이었다. 조합 직원을 선거운동에 동원하거나 조합원들에게 금품ㆍ향응을 제공하는 등 혼탁 양상이 극에 달했다. 심지어 절반에 가까운 조합원들에게 돈을 뿌리다 후보자가 구속된 사례도 있을 정도다.
민주주의 꽃이며, 축제여야 할 선거가 이토록 과열ㆍ혼탁해지는 상황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어 2005년 7월부터 선거관리위원회가 조합장선거를 위탁ㆍ관리하기 시작했다. 이후 조합장선거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위탁ㆍ관리해오다 2012년 전국동시선거 근거를 마련했으며, 2014년 6월 11일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내년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준비를 마쳤다.
선거운동방식도 법률로 정해 부정선거 여지를 없애는 데 주력했다. 선거운동을 후보자 본인만 가능하게 했고, 조합 직원이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금지했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금품선거를 막기 위해 호별 방문을 금하고, 금품을 제공받으면 10~ 50배에 이르는 과태료를 부과하는 한편, 포상금 지원도 강화해 이전 포상금 1천만원에서 10배 늘어나 최고 1억원의 포상금을 마련해 조합원 자발적인 신고와 제보 활성화에도 주력했다.
“소중한 한 표와 깨끗한 선거의 아름다운 조합” 얼마 전 조합장선거 슬로건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한 마디에 이번 선거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도 엄정한 법 집행으로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 관리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진정한 의미의 공명선거는 후보자와 유권자의 자발적인 의식 변화가 뒤따를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금품이나 향응으로 조합원의 소중한 한 표를 사고 파는 행위는 결국 조합에 더 많은 대가와 비용을 치르게 할 뿐이며, 그에 대한 부담은 조합원 자신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음을 명심하자. 조합 발전을 위해 냉정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조합원의 성숙한 의식이 뒷받침돼야 ‘돈 선거’라는 과거 오명을 떨쳐낼 수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도 아름답고 성숙한 조합장선거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조합과 함께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