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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희망웅상 행복한 세상] 여행은 나를 ‘또 다른 시선’으로..
오피니언

[희망웅상 행복한 세상] 여행은 나를 ‘또 다른 시선’으로 만나는 것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4/12/02 10:54 수정 2014.12.02 10:53



 
↑↑ 이수임
희망웅상 홍보분과
 
12년 만에 휴가를 다녀왔다. 아이 엄마나 며느리, 아내, 내 직업이었던 독서교사로부터 벗어난 첫 경험을 크로아티아에서 시작했다.

크로아티아는 호수 같은 아드리아 해를 사이에 두고 이탈리아 반도를 마주하고 있는 나라다. 우리에겐 ‘꽃보다 누나’라는 방송프로그램으로 많이 알려진 곳이다.

정말 간 곳마다 다 감동이었지만 나는 ‘프리모슈텐’이라는 작은 어촌마을을 잊지 못한다. 원래 이곳은 섬이었는데, 외세 침략에 허덕이던 크로아티아 사람들이 이곳에 정착하면서 마을이 형성되고 나중에 다리를 놓아 육지와 연결했다고 한다.

정말 깨끗하고 조용하고 한가로운 곳이었다. 친구와 둘이서 그 마을 언덕에 자리 잡은 성당에 오르는데 가는 길에 보이는 상점과 골목이 어쩜 그렇게 예쁘고 단정한지….

탁 트인 바다를 구경하고 돌아서 나오는데 아! 나무가 있고 덩그러니 놓여 있는 의자가 한눈에 들어왔다.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파아란 하늘에 하늘빛 바다, 그 옆에 부드러운 그늘을 드리운 나무, 햇살 한 줌 곱게 받아 앉은 의자. 누구든 앉아 쉬고, 근심을 내려놓고 가라는 배려가 온몸으로 느껴졌다.

나도 이 풍경의 의자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어느 누가 와도 눈을 마주하고 고개 끄덕이며 이야기 나눠 한숨에서 놓여나게 하고 싶다.

그래서 같이 힘을 얻고 다시 일어나게 하는 희망을 나누는 사람이고 싶다. 사람들과 꾸밈없이 소통하는 넉넉한 사람이고 싶다.

여행은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나’를 만나는 시간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낯선 곳에서 아무런 경계 없이 만날 수 있는 게 여행이지 싶다.

그 의자에 잠시 앉았다 일어섰다. 그것만으로도 나를 이해해 주는 듯 포근했고 그것만으로도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지금은 알 것 같다. 왜 이 풍경을 보자마자 눈물이 핑 돌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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