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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7월 한국전력기술(주)에 고리 1호기 예비안전성 평가 용역을 발주했다. 이 평가는 주기적 안전성 평가항목 8개와 수명평가 항목 14개를 비롯해 고리 1호기 수명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사항을 담고 있다.
이 평가 결과가 ‘안전하다’는 쪽으로 결정 내려지면서 한수원은 이를 근거로 내년에 1차 수명연장 기한이 끝나는 2017년, 다시 수명을 연장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평가는 핵심설비인 원자로 압력용기, 내부 구조물, 배관 등과 침수대비 등 위해도 평가 등으로 나눠 실시했다. 그 결과 원자로 압력용기 파괴분석 및 가압열충격 평가는 10년 더 연장가동 해 50년이 되는 시점에도 허용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고리 1호기 120회 가동중지
한수원, 거액 들여 기계수리
이에 앞서, 고리 1호기 수명 연장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이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났다.
한수원은 내년에 수명이 만료될 예정인 고리 1호기 원자로헤드를 이미 지난해 교체했으며 원자로헤드 관통부 노즐에 균열 현상이 나타나자 이것 역시 지난해 교체한 것으로 밝혀져 한수원이 수명연장을 기정사실화 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수천억원을 들여 이미 수명이 다한 기계와 시설을 고친 한수원이 고리 1호기 재연장 가동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8월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노후 원전과 관련해 “세계적으로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한 계속 운전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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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가동 중인 국내 원전 중 고리 1호기가 고장으로 인한 가동 중단 시간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부좌현 의원이 한수원 자료를 분석 한 결과 국내 23기 원전에서 사고나 고장으로 모두 578회 발전이 정지됐는데 정지 시간은 5만5천769시간46분이나 된다고 밝혔다.
이 중 고리 1호기는 120회나 가동이 중지됐으며 중지 시간은 1만4천306시간56분으로 이를 날로 환산하면 1년 7개월 가동이 중단돼 원전 중 가장 많았다. 고리 2호기도 61회 5천129시간13분, 월성 1호기도 58회, 4천979시간으로 원전이 낡은 순으로 고장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여러 나라에서는 가동을 영구 정지한 원전이 22기이고 독일정부는 2022년에 원전 모두를 폐기한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지난달 12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 1호기 계속운전 심사결과(안)을 회의 안건으로 보고했다. 보고 핵심 내용은 월성1호기 안정성이 확인돼 수명 연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대형사고, 기술자 실수가 원인
고리 1호기, 무조건 폐기해야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박종권 공동의장은 “원전은 국가시설로 비공개 등급이라 내부에서 무슨 문제가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또, 얼마 전 고리원전 4호기 연료건물 폐기물 상ㆍ하차장에서 불이 났는데 주제어실 경보기 스피커 전원이 꺼져있어 무려 1시간12분이나 지나서야 불이 난 것을 발견했다. 이처럼 안전불감증이 만연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박 의장은 “한수원 용역결과 고리원전 1호기 기계가 안전하다고 평가됐는데 이는 맞을 수 있다. 하지만 노후기계는 우리가 생각지도 못하는 문제가 언제 발생할지 모른다는 게 문제다. 특히, 더 중요한 건 고리 1호기를 움직이는 기술자들이다. 대형 원전사고들이 기술자들 실수로 일어났다.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안전불감증이 만연해 인재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느냐”며 고리 1호기는 무조건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관호 기자 hohan121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