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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소금] 인생 목표는 ‘지금까지’가 아니라 ‘지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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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소금] 인생 목표는 ‘지금까지’가 아니라 ‘지금부터’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4/12/09 09:41 수정 2014.12.09 09:40



 
↑↑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톨스토이가 쓴 유명한 동화 ‘세 가지 질문’이라는 책에 등장하는 한 왕이 있었다. 왕은 늘 세 가지 질문을 품었는데 “살아가면서 제일 중요한 때가 언제인가? 제일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제일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였다. 그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던 어느 날 숲 속에 한 도사가 세상을 등지고 홀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왕은 그 도사를 찾아갔다. 드디어 숲 앞에 이르자 말에서 내려 신하를 모두 돌려보내고 혼자 숲으로 들어갔다. 때마침 도사는 혼자서 밭을 갈고 있었다. 왕은 도사에게 물었다.

“도사님, 제가 도사님에게 가르침을 받기 위해서 왔습니다. 살아가면서 제일 중요한 때는 언제입니까? 그리고 제일 중요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또 제일 중요한 일은 무엇입니까? 좀 가르쳐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도사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그저 계속해서 밭 가는 일만 했다. 그런데 왕이 보니까 이미 도사는 너무 늙어서 몸이 쇠약해져 있었다. 왕은 자기가 대신해서 그 일을 해주겠다고 도구를 받았다. 왕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열심히 밭을 갈았다. 그러는 가운데 저녁이 됐다.

어둑어둑해질 때 갑자기 숲 속에서 누가 뛰쳐나왔다. 그리고는 왕과 도사 앞에서 쓰러졌다. 그를 자세히 보니까 사나운 맹수의 습격을 받아서 다 죽어 가는 사람이었다. 왕과 도사는 깜짝 놀랐다. 얼른 부상당한 사람을 도사의 암자로 옮겼다. 왕은 하룻밤 동안 그를 극진하게 보살펴줬다.

아침이 되고 생명을 건진 사람은 왕 앞에 무릎을 꿇고서 이렇게 말했다.

“폐하, 저는 평소에 폐하의 정치에 불만을 품고서 이번 기회에 폐하를 죽이기 위해 뒤쫓아 온 자객입니다. 그런데 폐하께서 제 목숨을 살려주셔서 제 마음속에 있는 원한이 다 사라졌습니다. 부디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 소리에 왕은 매우 기뻐서 도사를 찾았다. 도사는 어제 자기가 갈았던 밭에서 씨앗을 뿌리고 있었다.
 
“도사님 덕분에 제 목숨을 건졌습니다. 또 원수를 친구로 만들게 됐습니다. 그런데 도사님께서는 아직도 제 질문에 대답을 주지 않으셨습니다. 제발 대답을 주시기 바랍니다”

도사는 씨앗을 뿌리는 일을 계속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폐하께서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스스로 찾으셨습니다. 만일 어제 저를 도와주지 않으셨다면 이미 폐하는 자객의 칼에 맞아서 목숨을 잃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나 지금 그 순간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폐하가 대하고 있는 그 사람입니다. 가장 중요한 일은 그 사람이 누구이든 그에게 사랑을 베푸는 일입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되돌릴 수 없는 흘러간 시간을 가장 아쉬워하고 연연해 하는 반면, 가장 뜻깊고 중요한 지금이라는 시간을 소홀히 하기 쉽다. 과거는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다시 돌아오는 법이 없는 이미 흘러간 물과도 같을뿐더러 그것이 아무리 최악이라 해도 지금 자신을 어쩌지는 못한다.

우리가 관심을 집중해야 할 것은 지나온 시간이 얼마나 훌륭했는가 하는 것이 아니라 남겨진 시간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다. 자신이 그토록 바라고 소망하는 미래는 내 과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우리 인생 목표는 ‘지금까지’가 아니라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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