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준비로 한창 분주해야 할 양산중앙병원에 조용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병원 입구는 차량으로 막혀있고, 경찰이 24시간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다. 병원건물 본동 문은 열리지 않고, 치과병동 출입문에는 ‘유치권 행사’라는 ‘경고’글귀가 여기저기 나붙여져 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양산중앙병원 개원 시기가 불투명해 보인다. 조은현대병원을 인수한 김해중앙병원은 내년 2월 병원 개원 목표를 밝혔지만, 유치권자는 합당한 권리에 대한 보상 없이는 건물 점유를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법인 보원의료재단 김해중앙병원이 지난달 19일 경매를 통해 조은현대병원을 인수했다. 건물소유권 이전을 마무리하는 데로 가개원 형태로 병원 문을 열고, 내년 2월 정상개원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본지 554호, 2014년 12월 2일자> 이를 위해서는 경매물건 외 잔여 부지에 대한 소유권 정리와 의료기기 처분 후 기존 병원 폐업 절차, 그리고 건물 보수공사 등 처리해야 할 숙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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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 관계자들이 차량을 가로 세로로 배치해 병원 주차장 입구를 2중으로 막아 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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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중앙병원측은 경매 개시 전 유치권리를 주장하지 않은 점과 공사 후 9년 동안 유치권자의 점유없이 병원이 정상운영된 점 등을 들어 유치권자의 채권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법원에 부동산 인도명령신청을 통한 법원결정문으로 강제 철수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유치권자는 법정관리 개시 전부터 병원을 오가며 지속적으로 권리행사를 해왔고, 치과병동 점유행위도 3차 경매 전에 실시해 유치권 신고가 충분히 성립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차례 미납금 지급이 이뤄졌기 때문에 채권권리 역시 명백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병원 개원 시기가 차일피일 미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웅상지역 유일 응급의료기관인 조은현대병원 부도로 인해 웅상주민은 1년여간 응급의료 사각지대에서 불안한 생활을 해왔다. 경매를 통해 김해중앙병원이 인수했다는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개원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 주민은 “이제야 말로 정치권이 나서야 할 때다. 김해중앙병원측과 유치권자 간 협상테이블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지역 정치권에서 해야 한다. 사유재산을 핑계로 더는 강건너 불구경을 해서는 안된다”며 “충남 아산시 한사랑아산병원 역시 똑같은 사례로 지역정치권은 물론 시민대책위원회까지 꾸려져 중재에 나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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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 오른쪽 치과병동은 유치권자가 점유해 문을 닫고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사진 오른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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