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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우리말 둘레길] 가족과 사람을 가리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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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둘레길] 가족과 사람을 가리키는 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5/01/06 10:32 수정 2015.01.06 10:30




 
↑↑ 양인철
소설가
한국문인협회 회원
 
정하선 시인이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시를 읽다가 가슴이 찡해진다. 장작을 패는 이야기다.

‘밤나무 모탕 위에 올려진 참나무. 이 모탕은 도끼날이 다치지 않게 감싸주느라 하루하루 가슴이 움푹 패인다. 그럼에도 자신의 할 일을 소리 없이 하고 있다. 그때 옆집 젊은 아들이 아버지에게 대드는 말도 들려준다. “아버지가 해준 게 뭐가 있어요?” 그리고 빈집처럼 조용하다. 모탕이란 단단할 필요가 없는 거지. 부드럽게 감싸주면 그만. 모탕엔 밤나무가 제격이지’

‘모탕’이 무슨 말일까? 아래에 보니 모탕은 나무를 패거나 자를 때에 받쳐 놓는 나무토막이라고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 놓았다.

시를 읽고 나서 말이란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본다. 새로 들어온 말은 신선하고 근사하겠지만, 조상이 오랫동안 써서 때가 묻고 냄새나는 말에는 정겨움과 영혼이 배어 있지 않을까?

이번에는 가족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말을 찾아봤다. 

가납사니  ① 쓸데없는 말을 지껄이기 좋아하는 수다스러운 사람 ② 말다툼을 잘하는 사람

가르친 사위  창조성이 없이 무엇이든지 남이 가르친 대로만 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갈개꾼  남의 일에 훼방을 놓는 사람

뻘때추니  어려워함이 없이 제멋대로 짤짤거리며 쏘다니는 계집아이

오맞이꾼  집안 살림을 돌보기보다는 나들이에 여념 없는 여자를 놀림조로 이르는 말

거위영장  여위고 키가 크며 목이 긴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

뚝별씨  걸핏하면 불뚝불뚝 성을 잘 내는 사람


짧게 알아보는 우리말
두런두런 궁시렁궁시렁


1) ‘따 논 당상’이 아니라 ‘따 놓은 당상’이다. 일이 확실해 조금도 틀림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따 놓은 당상’ 또는 ‘떼어 놓은 당상’이라고 한다.

2) 옥수수가 들어 선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옥수수 나무’가 아니라 ‘옥수숫대’라고 한다. 옥수수의 줄기가 ‘옥수숫대’인 것이다. 수수도 마찬가지다. ‘수수 나무’가 아니라 ‘수숫대’라고 한다. 이것으로 어릴 적 수수깡 안경을 만든 기억이 다들 있을 것이다.

3)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지난해에 입었던 내복을 꺼내 입었더니 조금 작았다. 이때 우리는 ‘내복이 찡긴다’고 하는데 이때 ‘내복이 짼다’고 하는 것이 맞다. 옷이나 신발 따위가 몸이나 발에 조금 작은 듯한 것을 ‘째다’라고 표현하니까 말이다.

또 ‘둘 사이에 어떤 사람이 찡겨 앉다’라는 말도 자주 쓰는 데 ‘찡겨 앉다’가 아니라 ‘끼어 앉다’가 맞는 말이다. 부부 사이에 끼어 앉은 아이가 문득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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