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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봉기 할머니(1914~1991)는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였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힌 주인공이다. 식민지 한국 사회에서 가난한 집의 딸로 태어나 ‘일하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 곳’이라는 말에 속아 자신도 모르게 위안부의 길로 들어서게 된 배 할머니.
‘대일본제국’ 신민으로 오키나와에 끌려가 ‘빨간 기와집’이던 위안소에서 성 노예가 됐다. 패전 후 일본에서 잘려나간 오키나와가 1972년 일본 땅으로 귀속되자 불법 체류자로 강제 퇴거 대상이 됐다. 배 할머니는 체류허가를 얻기 위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위안부로 오키나와에 끌려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특별 체류 허가를 받는 대가로 ‘전 위안부’ 증언자로서 전면에 나서게 된다.
배 할머니가 뼈저리게 호소하고 싶은 것이 없었다면 몇 년에 걸쳐 반복된 취재 작업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이야기는 70여 시간 분량의 테이프로 남았다. ‘빨간 기와집’은 과장 없이, 꾸밈도 없이 배 할머니의 고지식할 정도로 솔직한 증언에 힘입어 만든 작품이다.
저자 : 가와다 후미코 / 역자 : 오근영 / 출판사 : 꿈교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