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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진 본지 논설위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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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적 성장에 치중한 인상
산업도시로 발전 필요하다면
기업 위주 정책에서 벗어나
시민 삶의 질 향상시키는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정책 펴야
나동연 양산시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2015년도 5대 역점과제를 발표했다. 이미 지상 보도된 바와 같이 다섯 개의 역점과제로 1)황산공원 본격 조성 2)도시철도 양산선 가시화 3)기업 인프라 조속 건립 4)산업단지 조기 착공 5)산업단지 교통대책 등이다. 나 시장은 2015년이 민선 6기의 실질적인 원년으로 보고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사업에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양산시 도시 경쟁력에 대한 개념에는 외형적, 물질적 성장만이 고려되고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물론 다섯 가지 과제 중 황산공원 조성이라든지 도시철도 양산선 본격 추진은 시민 생활여건 향상에 이바지할 것이기 때문에 고무적이라는 의견을 전적으로 부인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세부적인 추진내용을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나 시장이 취임하기 전부터 양산은 도시 정체성 확립에 상당한 혼선을 빚어왔다. 대규모 부지조성사업과 도시계획도로 개설 등 토목사업이 주를 이뤘고, 공설운동장, 체육관 등 대규모 예산사업이 단체장 실적사업으로 추진돼 왔다. 나 시장이 취임한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난 현상은 한 마디로 산업단지 조성 확대다.
기업인 출신인 나 시장으로서는 인근 대도시에서 이전하는 공장 수요와 지역 내 주요 기업의 확장 수요 증가를 지역발전 동력으로 삼는 게 분명해 보인다. 시민사회 일부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불도저식으로 추진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좋게 보면 소신이요 강단이지만, 반대로 보면 여론을 무시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특히 올해 경남도가 발표한 도내 산업단지 지정계획 34곳, 867만㎡ 중 우리 지역에만 7곳, 264만8천㎡가 조성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지난해 논란 끝에 경남도 심의를 통과한 석계2산업단지와 경남개발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가산첨단산업단지 2곳을 합해 166만㎡에 이른다.
그 밖에 주남동 서창산단 등 5곳이 실수요자 개발방식으로 지정됐다. 기업체 부지난 해소를 위한 하드웨어 지원과 함께 양산시는 기업활동에 대한 지원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지방자치시대에 있어 도시 발전상은 상당 부분 단체장 의지와 비전에 의해 좌우된다. 그만큼 단체장 역량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어차피 시민이 뽑은 결과이기 때문에 무조건 불평불만만 늘어놓을 순 없다.
그렇다고 해서 시장이 독단적으로 시정을 운용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반대하는 소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나 시장의 개발드라이브 정책 추진과정에 있어 시민 삶의 질 향상이 얼마만큼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큰 이슈가 된 어린이집 사건에 따른 보육문제와 세월호 사건 여파로 점점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각종 안전대책, 심각한 노후빈곤과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세심하고 실질적인 복지정책은 간과해서는 안 될 도시행정의 본질이다. 이런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고 난 후 보다 나은 주민생활 지원을 생각할 수 있다.
이를테면, 문화와 예술의 향유, 선린우호의 공동체 문화 확산이 그것이다. 또 건강과 스포츠를 결합한 레포츠에 대한 인프라를 만들어 보다 많은 시민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는 것이다.
어차피 양산은 산업도시다. 아니 산업도시로 가고 있다. 산업도시가 나쁘다는 말이 아니라 산업도시가 마치 기업인들 천국으로만 비칠까 우려되는 것이다. 일자리가 늘어나고 소득이 향상되니까 다 좋은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업을 구성하고 있는 노동인력과 주변의 더 많은 시민이 공장지대의 변방인으로 전락해서는 안 되기에 단지 ‘기업 하기 좋은 양산’이 아니라 ‘기업과 시민이 함께 잘 사는 양산’으로 정책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양산시의 지난 1년 동안 인구증가 비율이 도내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대단지 아파트 분양입주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비용도 한몫을 하고 있다. 어찌 됐든 30만 인구를 눈앞에 두고 있는 양산시로서는 외형적 개발 위주 정책을 벗어나 시민이 살고 싶어 하는 도시로 만들어갈 방안 마련에 보다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