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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떠나 양산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호남 사람들이 객지살이를 위안하며 동향의 정을 나누는 모임이 ‘재양산 호남향우회’(이하 호남향우회)다.
호남향우회는 지난 1988년 11월 전원권 씨를 비롯한 15명이 발기인 모임을 가진 데 이어 20일, 향우회를 창립했다. 초대 회장 (故) 나진하 씨 등에 이어 지난해 연말 제21대 이순봉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제8대 회장을 지냈으며 향우회 산 증인으로 불리는 손금영 고문은 “향우회 창립 무렵에는 영호남 지역감정이 견고해 모임을 하는 것조차 자유롭지 못할 정도로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회상했다.
그런 척박한 풍토에서도 호남향우회는 어렵사리 모임을 이어가면서도 1990년부터 양산에 있는 애육원 등 시설을 돕고 가정이 어려운 청소년에게는 장학금을 지급하며 양산 공동체를 위한 나눔을 실천해 오고 있다. 1998년에는 진도군과 양산시가 자매결연을 맺도록 주선했다.
이런 호남향우회의 지역 사랑에 양산시는 1999년 감사패를 수여했다. 또, 지난해 세월호 사고로 진도 군민이 어려움을 겪자 양산시는 물금 워터파크에 진도특산물 장터를 열어주며 우애를 두텁게 했다.
호남향우회는 매달 15일 안부를 나누는 모임을 가진다.
반영곤 수석부회장은 “해마다 4∼5월에는 향인 2세, 3세들과 고향 방문을 한다. 부모들은 나고 자란 고향의 추억과 정을 되새기고 후손들은 애향심을 갖도록 하는 나들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가을에는 야외 월례회 겸 체육행사를 갖는다. 이날은 흑산도 홍어, 벌교 꼬막, 고흥 세발낙지 등 전라도 대표 음식을 공수해 와 음식 잔치를 벌인다.
연말에는 송년의 밤을 열어 생활이 어려운 향인에게 성금을 전달하고 후손에겐 장학금을 지급한다. 향우회 산하에 별도로 상조회를 둬 회원들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이웃, 울산ㆍ부산 호남향우회와 교류하며 동향의 정을 나누는 것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100여명이 참가하는 호남향우회와는 별도로 웅상호남향우회가 결성돼 있으며 동백회, 토말회, 호기회 등 소모임도 활발하다. 여느 향우회처럼 주로 젊은 층인 이들은 직장, 취미, 나이, 가족 등 여러 유형별로 동향의 정을 나누고 있다.
30여년, 양산시 발전과 함께 성장해온 호남향우회는 이제 1세대를 넘어 양산에서 태어난 2세, 3세들이 시민으로 자라나면서 향우들 또한 명실공히 양산시민으로 안착하고 있다.
한관호 기자
hohan1210@y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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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축제서 호남 특산물 장터 구상
▶지난 연말에 회장을 맡았는데 소감은?
원로 분들이 자꾸만 세상을 떠나시고 젊은이들은 향우회에 무관심한 풍토 속에 회장을 맡아 마음이 무겁다. 원로들과 젊은 층이 수시로 교감하는 시간을 갖도록 애쓰겠다. 특히, 3만여명에 이르는 호남인들이 제2의 고향인 양산에서 동향의 신의를 바탕으로 서로 화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임기 동안 구상하는 사업이 있다면?
읍ㆍ면ㆍ동마다 향우회 분회를 구성해 가까운 곳에서 고향 분들과 정을 나누고 지역에 봉사하는 기틀을 만들겠다. 지역 각종 행사와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할 것이다.
특히, 삽량문화축전 때 양산시와 협의해 호남 특산품과 별미를 시민께 선보이는 공간을 구상하고 있다. 홍어, 꼬막, 세발낙지 등 특별한 먹거리와 보성 녹차, 해남 고구마 등 특산물 판매를 겸한 장터를 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