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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 소금] 시한부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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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시한부 인생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5/02/03 10:51 수정 2015.02.03 10:49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독일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가운데 황제 비서실장을 맡아 일하던 공작이 있었다. 황제는 공작의 능력을 높이 사서 총리로 삼았다. 그러자 그가 교만해지기 시작했고 모두가 그를 싫어했다.

어느 날 사냥을 갔다가 작은 교회를 발견한 그는 들어가 기도를 하고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십자가에 빛과 함께 3이란 숫자가 나타났다 사라졌다. 그는 자기에게 남겨진 날이 3일밖에 없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남겨진 3일 동안 천사처럼 살았다. 총리로서 황제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3일이 지났으나 죽음이 오지 않았다.

그는 3일이 아니라 3개월이라고 생각했다. 3개월을 천사처럼 살았다. 그러자 주변에 변화가 일어났다. 천국처럼 변했다. 3개월이 지났다. 아직 죽음이 찾아오지 않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3년이라고 생각하고 3년을 천사처럼 살았다. 3년이 지나는 동안 황제가 감동을 받았다. 신하와 국민도 감동했다.

마침 황제가 병으로 죽게 됐는데, 죽기 전 황제는 이 총리를 다음 황제로 세우라고 유언을 남기게 된다. 그때 신하와 국민이 기뻐하며 황제의 유언을 받들었다. 3년이 되는 날 그는 황제로 등극하게 됐다. 그가 바로 1314년 프랑크푸르트의 다섯 제후에 의해 신성 로마제국 황제로 추대된 루드비히(Ludwig) 황제다.

숯과 다이아몬드는 그 원소가 똑같은 탄소지만, 하나는 아름다움의 상징인 다이아몬드가 되고 다른 하나는 검은 덩어리에 머물고 만다.

어느 사람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 24시간이라는 원소. 그 원소는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만, 그것을 다이아몬드로 만드느냐 숯으로 만드느냐는 우리 선택에 달려 있다. 삶은 다이아몬드라는 아름다움을 통째로 선물하지는 않는다. 단지 가꾸는 사람에 따라 다이아몬드가 될 수도 있고 숯이 될 수도 있는 씨앗을 선물할 뿐이다.

짐 스토벌의 ‘최고의 유산 상속받기’ 중에서 ‘인생이란 모래시계의 모래처럼 끊임없이 빠져나가는 것이다. 그러다 언젠가는 마지막 모래알이 떨어지는 것처럼 내 인생 마지막 날이 오겠지. 나는 항상 그 마지막 날이 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사는 날이 딱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면 무엇을 할까, 그 생각으로 살았다. 그러다가 하루하루가 그 마지막 날처럼 소중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하루를 마지막처럼 의미 있게 잘사는 것이 인생을 잘 사는 것이란 걸 깨달았다. 인생이란 하루하루가 모여서 된 것이니까’라는 구절이 있다.

우리는 모두 시한부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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