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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 소금]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마라..
오피니언

[빛과 소금]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마라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5/02/10 12:54 수정 2015.02.10 12:52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육군 중령 브라운은 우연한 기회에 젊은 여성작가 주디스의 책을 읽었다. 전쟁 속에서 그녀의 글은 한 줄기 빛처럼 희망과 용기를 줬다.

그는 용기를 내 작가에게 편지를 썼고 2주 후 답장이 왔다. 두 사람은 수많은 편지를 주고받았다. 사랑의 감정이 싹튼 브라운은 주디스에게 사진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지만 사진 대신 질책의 편지를 받았다.

“당신이 말해왔듯이 당신이 정말로 저를 사랑한다면 제 얼굴이 아름답던 그렇지 못하던 그게 무슨 상관이 있나요?”

자신의 요청에 이런 반응을 보인 그녀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더는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전쟁이 끝나고 귀국하는 브라운은 주디스와 만날 약속을 했다.

“런던 전철역 1번 출구에서 제 책을 들고 서 계세요. 저는 가슴에 빨간 장미꽃을 꽂고 나갈 거예요. 하지만 제가 먼저 당신을 아는 척하지 않을 거예요. 당신이 저를 알아보고 만약 제가 당신의 연인으로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모른 척해도 됩니다”

브라운은 두근거리는 마음로 주디스를 기다렸다. 그때 금발의 전형적인 앵글로 색슨계 미인이 나타났다. 브라운은 녹색 옷을 입은 아름다운 그녀 모습에 넋을 잃었지만, 가슴에 장미꽃이 없다는 걸 알아챘다. 그리고 6시. 멀리서 가슴에 장미꽃을 단 여인이 다가왔다.

순간 브라운의 머릿속은 하얘졌다. 여인은 못생기다 못해 흉측했다. 한쪽 다리를 잃은 그녀는 한쪽 팔로 지팡이를 짚고 힘겹게 걸어왔다. 얼굴 반쪽은 심한 화상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그녀가 자신을 모른 척해도 된다고 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었군. 정말 그녀를 모른 척해야 하나? 아니야. 3년 동안 난 그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그녀를 사랑했어. 이제 와서 그녀를 모른 척하는 것은 함께 했던 시간을 배신하는 거야’

브라운은 그녀에게 다가갔다. “잠깐만요! 제가 브라운입니다. 당신은 주디스지요? 이렇게 만나게 돼 정말 반갑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브라운을 바라봤다.
 
“전 주디스가 아니고 페니예요. 조금 전에 녹색 옷을 입은 여자분에게 부탁을 받았어요. 장미꽃을 달고 이 앞을 지나가 달라는…. 그리고 제게 말을 거는 분을 식당으로 모셔오라고 하더군요” 식당에 들어서자 녹색 옷을 입었던 주디스가 환한 웃음으로 브라운을 반겼다.

50여년의 세월이 흐른 뒤 1996년 5월 3일, 브라운과 주디스는 같은 날 죽음을 맞았다. 이후 두 사람의 가교 역할을 했던 페니가 ‘감동적인 사랑의 실화’라는 제목으로 영국 타임즈지에 이야기를 게재했고,  영국 전역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사람을 외모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 외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실한 마음이고 사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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