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월 아이와 함께한 에덴밸리 눈썰매장. 올겨울에 강원도 스키장은 다 섭렵하고 와서 당분간 눈 구경할 일은 없을 것 같았는데 마지막 겨울을 맘껏 즐기기 위해 눈썰매 타러 에덴밸리로 출발했다.
“햇빛 좋은 날, 바람 부는 날, 비 오는 날, 구름 낀 날, 눈 오는 날 중에 언제가 제일 좋아?”라는 내 물음에 아이는 “눈 오는 날이 제일 좋아”라고 대답했다. 왜 눈 오는 날이 좋냐는 물음에는 ‘눈사람도 만들고 눈썰매도 탈 수 있어서’란다. 그럼 가야지, 눈썰매 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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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장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보드 신나게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정말 부러워서 미칠 지경이다. 강원도보다 날이 따뜻한 남쪽에 유일한 스키장이라 그런지 북적북적하다. 우리 가족은 아이 위해서 스키장 옆쪽 눈썰매장으로 이동. 36개월 미만과 임산부는 증명서류를 들고 오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눈썰매 안 타고 입장만 해도 입장권을 끊어야 하기 때문에 남편만 입장권 결제. 옷에 떡하니 표를 달고 아이와 바로 눈썰매를 타러 간다. 유아보다 더 큰 어린이를 위한 썰매장도 한쪽에 따로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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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눈썰매를 외치지만 동적인 활동보다는 정적인 활동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는 이내 눈을 꼭꼭 눌러서 눈사람을 만들다. 그리고는 자기 대신 곰 인형을 눈썰매를 태운다. 높은 곳에서 썰매 태워주고 다시 달려가서 끌고 올라오고, 또 썰매 태워 내려가고 끌고 올라오고의 반복이다. 아이는 자기가 썰매 탈 때보다 곰 인형을 태워주는 게 더 신나는 모양이다.
모래 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는 집에서 챙겨 온 모래 놀이 도구로 꽤 오랜 시간을 재밌게 놀았다. 성도 쌓고, 눈으로 밥도 만들고…. 그래 너에게 눈썰매보다는 이런 소꿉놀이가 최고지. 실컷 소꿉놀이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추울 것 같은 날씨인데도 막상 나가면 따뜻한 햇볕에 벌써 봄기운이 느껴진다. 체질이 바뀌어서 그런가 올해 따라 추위를 많이 느껴서 봄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근데 막상 겨울이 간다 생각하니 아쉽다. 겨울이 다 지나가기 전에 찬바람도 마구마구 쐬며 남은 시간을 신나게 즐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