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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우리말 둘레길] 사냥에 대한 우리말..
오피니언

[우리말 둘레길] 사냥에 대한 우리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5/03/03 11:12 수정 2015.03.03 11:10
양인철 소설가

한국문인협회 회원




 
↑↑ 양인철
소설가
한국문인협회 회원
 
참새들이 짹짹거리며 싸락눈이 내린 마당을 뛰어다닌다. 아랫목에서 방학숙제를 하던 아이는 뭔가를 생각했는지 광으로 달려간다. 아이 손에 들려있는 것은 대나무 광주리. 아이는 마당에 광주리를 엎어 놓고 긴 새끼줄이 달린 막대기를 괴어놓는다. 광주리 안에는 모이를 뿌려놓고 새들이 경계하지 않도록 모퉁이로 돌아간다. 참새들은 그것도 모르고 주위를 살피다가 하나둘 광주리 아래로 모여든다.

새끼줄을 손에 쥐고 때를 기다리던 아이는 이때다, 하고 잽싸게 새끼줄을 잡아당기고 참새들은 그 안에 갇힌다. 이것이 광주리 덫이다. 바수거리를 광주리 대신 써서 참새를 잡기도 했다. 바수거리는 지게 위에 얹던 발채를 말한다. 바작이라고도 하고 흥부골에서는 바지게라고도 했다. 맨지게 위에 얹힌 발채 안에 고구마, 참외, 감을 얹을 수 있었다. 

발채나 광주리 덫이나, 토끼몰이나 발채나 모두 사라져 가는 것들이다. 자연과 친근한 문화 속에서 태어난 아이가 성장해 늙어지는 동안 그들이 즐겼던 것들도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물질이나 자본과 친근한 문화 속에서 자란 지금의 아이들은 과거와 다른 새로운 것을 즐기며 살고 있다. 이번에는 사냥에 대한 말을 찾아보았다. 

날치 : 날아가는 새를 쏘아 잡는 일.

보라매 : 난 지 일 년이 안 된 새끼를 잡아 길들여서 사냥에 쓰는 매.

버렁 : 매사냥에서 매를 받을 때 끼는 두꺼운 장갑.

불놓이 : 총으로 사냥하는 일.

헛불 : 사냥할 때 짐승을 맞히지 못한 총질.

털이꾼 : 꿩 사냥에서 나무를 떨거나 소리를 질러 꿩을 날리는 사람.

우레 : 꿩 사냥을 할 때 불어서 소리를 내는 물건. 살구씨나 복숭아씨에 구멍을 뚫어 만드는데, 그 소리가 마치 장끼가 까투리를 꾀는 소리와 같다.


짧게 알아보는 우리말
두런두런 궁시렁궁시렁


1) 인민군 모자라고 부르는 것은 ‘버빠깨’가 맞다. 추울 때 쓰는 귀 가리개가 달린 모자. 이 모자는 추울 때 쓰면 아주 따뜻하다. 아이들이 쓰고 눈싸움하기에도 좋다. 끝에 달린 두 줄을 턱밑에 맞대어 쓰는 털모자다.

2) ‘아름다운 아가씨 어찌 그리 예쁜가요?’ 아카시아 껌을 광고하던 노래가 생각난다. 과수원길이라는 노래에도 ‘아카시아꽃이 활짝 피어’있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나무는 아카시아가 아니고, 가시가 있다고 해서 ‘아까시나무’라고 부른다. 영어로도 진짜 아카시아와 닮은 나무라고 해서 가짜 아카시아라고 한다.  

3) 푸성귀를 겨울에 심는 일, 또는 그 푸성귀를 보고 ‘얼갈이’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봄동’이라고 하는 것도 ‘얼갈이배추’가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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