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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보광중 “농촌학교의 성공방정식은 지역공동체”..
교육

보광중 “농촌학교의 성공방정식은 지역공동체”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5/03/10 09:49 수정 2015.03.10 09:47
인근 신설학교 개교 등으로 10년 사이 학생 수 급감

교직원, 동창회, 지역사회 학교 살리기에 ‘의기투합’




보광중학교는 전교생이 223명이다. 10년 전(644명)과 비교했을 때 3분의 1 수준이다. 인근 울산 삼남중학교 개교로 통학구역이 나뉘어 학생 수가 감소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지만, 무엇보다 농촌지역 인구격감이 가장 큰 원인이다. 

실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농촌학교 성공방정식은 결국 지역공동체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선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교직원, 학부모, 지역사회, 동창회가 의기투합해 학교 살리기에 나섰다.


모든 신입생에 장학금 지급
동창회, 지역사회가 흔쾌히 쾌척


↑↑ 보광중총동창회와 지역기업, 사회단체가 장학금을 쾌척해 보광중 신입생 전원이 입학식 때 장학금을 받았다.
지난 2일 보광중 입학식이 열렸다. 신입생 58명을 비롯해 재학생 223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모든 신입생이 학교로부터 두 가지 선물을 받았다. 바로 장학금과 책이다.

졸업식 장학금은 여느 학교나 있지만, 모든 신입생들이 입학식 때 장학금을 받는 일은 드물다. 이 제안은 보광중총동창회가 했다.

박상덕 동창회장은 “매년 신입생이 줄어들고 있는 모교 모습에 동창들 모두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신입생들이 지역사회 곳곳에서 역량을 펼치고 있는 선배들 모습에서 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미래 꿈을 키워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장학사업을 펼치게 됐다”고 말했다.

동창회뿐 아니라 지역기업과 지역사회단체도 참여했다. (주)세원, (주)혜동, 통도라이온스클럽, 하북의용소방대 등에서도 장학금을 쾌척해 동창회장학기금과 함께 장학금 1천110만원을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신입생뿐 아니라 재학생 일부도 포함시켜 전교생 가운데 50%가 장학금을 받게 됐다.

동창회장의 학교발전기금 역시 소중한 책 선물로 둔갑했다. 고도원의 ‘꿈꾸는 링컨학교 위대학 시작’이라는 책을 신입생 전원에서 전달했다. 입학식에서 학교현황과 수업과정 등이 적힌 교육계획서가 아닌 책을 손에 쥐게 된 학생들은 다소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 보광중 입학생과 졸업생 모두가 학교가 준비한 책을 선물받았다.(


졸업가운과 모자로 추억 선물
보광중 출신으로 자부심 키워
  


학교를 떠나는 학생에 대한 추억만들기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지난달 12일 모든 졸업생들이 졸업가운과 모자를 쓰고 이색적인 졸업식을 가졌다. 흡사 대학교 졸업식을 연상케 하는 졸업풍경이 연출된 것이다.

김지옥 교장은 “첫 취지는 교복 물려주기에서 시작한 것이다. 학생 수 감소로 교복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가 앞장서 교복 물려주기 운동을 추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졸업생 교복을 기증받고, 동창회 지원으로 졸업가운과 모자를 마련하게 됐다. 졸업가운을 입으니 졸업생 모두가 더욱 정숙하고 의젓한 모습으로 졸업식에 참여하고 졸업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기 위해 졸업색 전원이 졸업가운과 모자를 쓰는 이색적인 졸업식을 열었다.


졸업생들 역시 한 손에는 책이 쥐어졌다. 명심보감 등 고전에서 나오는 좋은 글귀를 발췌한 ‘생각하는 나무’라는 도서에 보광중만의 책표지를 입혀 아주 특별한 책을 선물한 것이다.

졸업생이자 학생회장인 최정원 학생은 “학교에서 졸업생들을 위해 많은 배려와 관심을 보여줬다고 생각하니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앨범의 한 페이지로 기억할 것이며, 상급학교에 가서도 부끄럽지 않은 보광중 출신 학생으로 남겠다”고 말했다.

교직원도 다양한 교육사업 펼쳐
“보광중 미래는 여전히 밝다”


입학식과 졸업식을 이색적으로 마련한 보광중은 교육과정 역시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자유학기제 도입 등으로 참여수업과 체험학습 위주의 교육과정이 증가하고 있다. 보광중은 이에 발맞춰 지난해 ‘꿈키움학교’, ‘어울림학교’, ‘금연솔선수범학교’, ‘어깨동무학교’, ‘생활지도지원학교’, ‘EBS교육방송시청운영학교’ 등 6개 교육사업을 펼쳤다. 학생 수가 적은 중학교에서 모두 진행하기에는 다소 많은 교육사업이었다.

하지만 보광중은 학생 수가 적은 이점을 십분 활용해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참여와 체험의 기회를 주기 위해 교육사업에 욕심을 내고 있다. 올해 역시도 모든 교직원이 똘똘뭉쳐 다양한 교육사업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김지옥 교장은 “소명의식을 가진 교사들이 농촌학교를 살리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인식하고 헌신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더불어 학부모와 동창회, 지역사회 모두가 하북지역 유일한 중학교를 살리자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보광중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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