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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동 원조 신라해장국 한성철ㆍ박송동 부부는 매달 한 번 사회복지시설 가온들찬빛 장애인들에게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활동으로, 매달 30~40명의 장애인들이 따뜻한 해장국 한 그릇을 먹으며 지역사회의 온기를 느끼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계산대에 모금함을 설치해 놓고 해장국 한 그릇 당 100원을 적립해 매달 후원금도 기탁하고 있다. 간혹 모금함을 보고 거스름돈을 기부하는 손님도 있다. 손님들에게도 작은 기부 기회를 제공해 1석2조 효과를 얻고 있는 셈.
가온들찬빛 김호정 복지사는 “지역사회 사회복지시설에 도움을 주시는 모든 분에게 감사한 게 사실이죠. 하지만 신라해장국 사장님 부부에게 더욱 더 감사함을 느꼈던 이유는, 처음부터 ‘일단 한 번 해보겠다’가 아닌 ‘꾸준히 하겠다’는 약속을 해주셨다는 거죠. 지속적 후원은 꾸준한 관심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복지시설로서는 큰 힘이 되는 든든한 후원자를 얻은 셈이죠”라고 말했다.
한성철ㆍ박송동 부부가 양산에 터를 잡은 것은 불과 1년 6개월 전이었다. 줄곧 김해에서 사업을 해오다 평산동에 자리를 잡고 고기집을 잠시 운영하다, 1년 전 주민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해장국집을 열게 됐다.
한성철 대표는 평소 봉사활동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김해에서 의용소방대, 자율방범대, 새마을회 등 사회단체에서 많은 활동을 펼쳤다. 이렇게 지역사회를 위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몸봉사는 꾸준히 해왔지만, 소외계층에게 직접 도움을 주는 기부활동을 해 본 경험은 없었다.
한 대표는 “늘 생각은 있었죠. 하지만 뭐랄까. ‘대단한 후원금을 기탁하는 것도, 거창한 음식을 대접하는 것도 아닌데 내가 해도 될까?’하는 생각에 망설여졌죠. 하지만 아내가 넷째를 임신한 게 동기가 됐어요. 네 자녀에게 무언가 모범적이고 자랑스러운 부모 모습을 보여주자는 생각이었죠. 그래서 막내가 태어나는 즈음부터 기부활동을 시작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쉬는 날 무료식사 제공을 했다. 가온들찬빛 장애인들이 일반 손님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이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하지만 이제는 영업하는 날로 바꿨다. 이런 경험 역시 이들에게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한 대표는 “손님들은 전혀 의식하지 않는데, 오히려 장애인들이 혹시나 있을 낯선 시선에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스스로 불편해 하는 거죠. 요즘 색안경을 끼고 장애인들을 보는 사람 없어요. 그들도 나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지역주민이라는 의식이 자리 잡혔어요. 장애인 스스로 당당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