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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논설위원 칼럼] 양산, 젊음의 도시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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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논설위원 칼럼] 양산, 젊음의 도시 맞나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5/03/17 10:12 수정 2015.03.17 10:09
박성진 본지 논설위원



 
↑↑ 박성진
본지 논설위원
 
양산이 젊은 도시가 되려면
그들을 이해하는 인식전환과
장기적인 안목의 정책 필요하다
젊은이를 대도시로 내모는
부산지하철 연장 역효과
지금부터 대비해 나가야 한다


해마다 인구가 큰 폭으로 늘어나 이젠 30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양산이다. 타 도시에 비해 젊은 세대가 비교적 많은 부분을 차지해 젊고 활력 가득한 도시로 자평하고 있다. ‘액티브 양산’이란 구호는 그래서 나온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양산이 과연 젊음의 도시인지 회의가 느껴질 때가 많다.

이 시대 젊은이의 위상은 청년실업의 암울한 경제 상황에 처해 있지만 여전히 재기발랄하다. 세계적인 IT 강국 젊은이답게 ‘스마트 라이프’를 생활화하고 있으며, 주머닛돈을 아끼면서도 영화 관람이나 자신의 외모나 지적 교양을 넓히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한때 내핍과 저축으로 장래를 꿈꾸던 경향이 보수는 적으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고 자신을 위한 소비를 지나치게 억제하지 않는 신세대 풍조로 바뀌고 있는 것은 시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면 이런 젊은이를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우리 양산에 얼마나 조성돼 있는가. 불행히도 ‘무대책’ 수준임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다. 젊음을 발산하고 청춘을 만끽할 장소도 시설도 시스템도 정책도 없다. 그래서 그들은 편리한 교통편을 이용해 인근 부산이나 울산으로 향한다.

굳이 살피자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부산대학교병원 맞은편 이른바 ‘범신(범어신도시의 줄임말)’이나 이마트 주변의 상업지역도 그런 곳이다.

가 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그곳에는 즐비한 카페와 주점, 하나뿐인 영화관과 쇼핑몰, 옷가게 몇 곳, 그리고 특색 없는 음식점이 전부다. 그나마 대부분은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이다. 한나절 돌아다닐 정도는 될지 모르지만 청춘의 낭만과 여유를 구가할 그들만의 문화거리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다.

양산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주변 젊은이에게 물어봤다. 공통된 답변은 ‘양산은 중년이나 노인을 위한 도시’라는 인식이었다. 그동안 시에서는 많은 돈을 들여 시민을 위한 휴식공간과 웰빙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렸다. 하천 변마다 친수공간을 조성하고 마을마다 주민센터가 속속 들어서 평생교육과 국민체육을 생활화하고 있다.

철 따라 개최하는 축제도 많다. 봄이면 원동지역을 중심으로 고로쇠 축제, 매화축제에 이어 올해는 청정미나리 축제까지 열었다. 5월이 되면 양산천 변에는 유채꽃이나 양귀비, 보리꽃이 흐드러지고, 천성산에서는 철쭉꽃이 만발한 가운데 산신제가 열리기도 한다.

국화축제가 열리는 10월 초가 되면 양산 대표 축제인 삽량문화축전이 3일 이상 지속된다. 웅상지역에서도 몇 개의 축제를 묶어 올해부터 양산웅상회야제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대부분 젊은이는 축제를 외면하고 있다. 드물게 열리는 젊은이축제도 일부 참가자를 위한 공연에 불과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부족하다는 것이 젊은이를 흡인하지 못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언제까지 지하철 타고 봄 소풍 나온 도시 어르신들로 가득한 전원도시로 만족할 것인가.

젊음의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전에도 북부동 원도심 일부 상가밀집지역에 ‘젊은이의 거리’를 조성하려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 가로(街路) 조성, 업종 조정과 차 없는 거리 정착 등에서 주민 협조를 끌어내지 못한 것이 큰 원인이었다.

테마를 가진 인프라가 아니면 관심을 끌 수 없는 것이 젊은이다. 반대로 말하면 그들의 관심을 사기 시작하면 젊은 세대의 특징인 SNS라는 ‘손안의 무기’를 통해 불길처럼 확산될 수도 있는 파급효과가 있다. 젊은이를 유인하는 인프라 구축은 앞서 말했듯 치밀한 사전계획과 함께 지역공동체와의 끊임없는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당장은 개인영업이나 거주에 불편을 주더라도 장차 더 큰 이익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이해시켜야 가능한 일이다. 벚꽃으로 가득한 진해 낭만의 거리나 부산 경성대와 부산대 앞 젊음의 거리, 김해 장유의 카페거리 등 도시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만한 명소가 만들어져야 이름 그대로 명품도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제 머지않아 부산지하철 1호선이 양산 북정까지 연결된다. 대도시 의존 현상이 심화될 우려 속에 무작정 반길 일만은 아니다. 양산의 젊은이가 바깥으로 나가는 통로가 되기보다 인근 대도시 젊은이가 양산을 찾는 통로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20년, 30년을 내다보는 정책 변화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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