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1호기 폐쇄에 웅상주민들이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웅상지역 21개 사회단체가 뜻을 모아 고리원전 웅상범시민 대책위원회를 만들었는데, 고리원전 위험성을 주민에게 제대로 알리겠다는 각오다.
지난 18일 웅상문화체육센터 대공연장에서 ‘고리 1호기의 진실’이라는 주제로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고리원전 웅상범시민 대책위원회 주최, 웅상포럼 주관으로 진행한 이날 설명회는 박종권 마산창원진해 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의 강연 형식으로 진행했다.
고리원전 웅상범시민 대책위원회(회장 김금숙, 이하 고리웅상대책위)는 지난달 10일 공식 출범했다.
웅상포럼, 희망웅상, 4개동 체육회, 4개동 주민자치위원회, 4개동 이ㆍ통장협의회, 4개동 생활안전협의회, 웅상청년회의소, 웅상상공인연합회, 웅상환경시설주민지원금협의회 등 웅상지역 21개 사회단체가 뜻을 모아 만들었다. 더욱이 소위 말하는 진보ㆍ보수단체가 한데 모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고리웅상대책위는 “10만 웅상주민의 건강과 재산을 지키는 일에 진보ㆍ보수가 어디 있느냐”며 “누더기 원전을 폐쇄하는 일은 웅상지역에 국한된 문제도 아니다. 양산 전체, 부ㆍ울ㆍ경, 나아가 대한민국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기에 모두가 나서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날 열린 설명회는 21개 단체 회원과 주민 등 150여명이 참석해 강연에 집중했다.
2시간 강연 내내 탄식과 한숨↑↑ 지난 18일 웅상문화체육센터 대공연장에서 ‘고리 1호기의 진실’이라는 주제로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
“예측 못하는 사고, 재앙 수준”
강연에 앞서 ‘잘가라 고리1호기’라는 제목으로 제작된 노래를 율동과 함께 부르는 시간이 마련됐다. 창작동요작가 하제운 씨가 작사ㆍ작곡한 곡으로, ‘잘가라 고리 1호기 부디 잘 가라/ 그동안 수고했다 이젠 쉬어라/ 그게 우리 모두 사는 길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는 길이다’라는 위트 있지만 의미심장한 가사와 누구나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로 호응을 얻었다.
이어 김금숙 회장은 “고리원전 폐쇄 주장은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에 우리가 먼저하자는 생각으로 나서게 됐다”며 “설마 설마 하다가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맞게 된다. 한국 최초 원자력발전소로 이미 누더기가 된 고리원전 1호기 폐쇄가 결정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박종권 공동의장 강연은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프로젝트 화면이 넘어갈수록 탄식과 한숨이 터져 나왔다. 세계 속 핵발전소의 현 주소와 끔찍한 사고 모습, 그리고 세계 5위 원전 강국(?)인 한국 실태 등을 여실히 보여줬다.
박 공동의장은 “영국 윈드스케일, 미국 스리마일, 러시아 체르노빌, 일본 후쿠시마 등 세계 속 원전사고를 보면 사고원인이 모두 다르다. 원인을 미리 알 수 있다면 대비했을 것이고, 사고가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결국 원전사고는 예측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원전기술자를 못 믿는 것이 아니라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는 데다 사고 그 자체가 재앙 수준이기 때문에 사고가능성을 최소한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며 노후된 시설과 부품에다 여러 가지 기술결함과 관리부실로 사고가 빈번한 고리원전 1호기를 폐쇄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이날 강연에 웅상지역 교육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 학교장은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그대로 증명하듯, 원전사고는 우리의 미래를 빼앗기는 일이다. 미래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내용을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고리원전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웅상고리대책위는 설명회를 시작으로 4월에는 한국수자원 본사 방문, 5월 고리원자력발전소 방문, 6월 정치인 초청 간담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동시에 상시적인 거리선전전을 통해 웅상주민 관심과 참여를 높이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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