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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치솟는 교복 값 잡았지만 정작 교복은 못 입어..
교육

치솟는 교복 값 잡았지만 정작 교복은 못 입어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5/03/24 09:37 수정 2015.03.24 09:34
학교주관공동구매제 첫 해 시행착오 속출

납품지연, 품질저하… 학부모 항의 ‘폭주’



동복 못 입고 하복부터 입는 학교도 있어

올해 첫 시행한 학교주관공동구매제로 인한 ‘교복 대란’에 양산지역도 속수무책이다. 개학 한 달이 다 돼가지만 여전히 사복으로 등교하는 학생이 있고, 심지어 동복은 포기한 채 하복부터 교복을 입도록 한 학교도 생겨나고 있다.

교복 학교주관 구매제(공동구매)는 학교가 최저가 입찰 방식을 적용해 낙찰된 1개 업체에서만 교복을 구매해 학생들에게 공급하는 방식이다. 교복 값 거품을 빼 학부모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에서 교육부가 올해 처음 시행하고 있다.

양산지역 중ㆍ고교 25곳 가운데 교복업체와 계약한 학교는 60%인 15곳이다. 나머지 10곳은 아직 업체를 선정하지 못했거나 공동구매에 참여하지 않는 학교로, 대부분 사립학교다.

하지만 이 제도를 도입한 학교들은 교복 착용 시기를 개학 일에 맞추지 못했다. 교복업체가 납품기한을 못 맞췄기 때문이다. 품질도 문제다. 사이즈도 다르고 처음에 본 원단과 차이가 있는 경우도 있어 환불과 교환 요구가 속출했다.

한 고교 학교장은 “교복 착용 시기가 늦어 학부모 민원에 몸살을 앓았다. 찔끔찔끔 납품이 돼 개학하고 2주가 지난 뒤에야 대부분 처리됐지만, 학생 2명은 지금도 교복을 못 받았다. 하복도 같은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다”라고 하소연했다. 

이 때문에 일부 학교는 동복은 포기한 채 하복부터 교복을 착용하는 방식을 선택하기도 했다. 납품기한을 도저히 맞출 수 없다는 교복업체의 통보 때문이다.

한 고등학교 학부모는 “양산지역은 한 업체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입찰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교복은 기성복과 달리 소량 다품종 생산체제인데 원단 재작부터 생산출하까지 8~10개월 정도 걸린다고 들었다. 그러다보니 한 중소업체가 여러 학교를 감당하기에는 힘든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학교별로 경쟁에 따라 최저입찰가격을 책정하다보니 같은 브랜드 교복이 학교마다 차이가 나고 있다. 심지어 체육복 같은 경우, 한 학교는 2만6천원에 공동납품하고 어떤 학교는 4만5천원에 구매하게 해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고 고발했다.

이틈을 비집고 공동구매에서 배제된 일부 대형 교복업체들도 덩달아 교복 값을 내렸다.

한 중학교 학부모는 “학교공동구매는 17만6천원인데, 자녀가 선호하는 브랜드가 19만8천원이다. 더욱이 공동구매를 하면 수선을 위해 웅상까지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때문에 인접한 대리점 위치에다 품질과 브랜드 선호도 면에서 인지도가 높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으로 공동구매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학교와 중소업체가 맺은 계약을 제3자인 대형업체들이 가격할인 등 방식으로 교복을 판매하는 것은 불공정거래가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가 정한 상한선(동복 20만4천316원, 하복 8만2천572원) 아래로 정상적인 가격을 책정해 판매하고 있는데 무슨 문제냐는 주장도 동시에 나오면서, 교복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양산교육지원청은 “지금까지 학교 의지에 따라 몇몇 학교만 공동구매를 진행해오다 올해 처음 다수의 학교가 교복 공동구매에 참여하다보니 지역시장에 혼란이 생긴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학부모 교육비 경감과 교복 값 안정화를 위한 좋은 취지의 제도인만큼, 방식을 일부 개선하는 차원에서 빠른 시일 내에 이 제도가 안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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