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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우리말 둘레길] 논ㆍ밭에 대한 우리말..
오피니언

[우리말 둘레길] 논ㆍ밭에 대한 우리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5/04/07 10:56 수정 2015.04.07 10:57
양인철 소설가





 
↑↑ 양인철
소설가
한국문인협회 회원
 
요즘 들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말이 있다. 안전사고라는 말이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안전한 사고라는 뜻이다. 잘못 지어진 말이다. 안전이라는 말이 운전이라는 말과 결합하여 사용되는 것을 생각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런데 눈부시게 물질문명이 발전한 대한한국에서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한국 근대문명은 조선 말 증기기관차와 함께 들어왔다. 기차 소리는 우레 같았고, 나는 새보다 더 빠르게 달렸다. 사람들은 철도가 실어 온 신문명과 신문화에 놀라면서 신기해했지만, 대형사고도 따라 들어온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

그때까지 사람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비명횡사할 위험이 없었지만, 기계문명이 들어오면서 문지방을 나서기만 하면 사고로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했다. 전차사고는 다반사였고, 더운 여름에 철로를 목침대용으로 잠을 자던 사람들의 목이 무수히 잘려나가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근대적 시간관념은 얼마나 낯설었던가. 날이 밝으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들에서 돌아오던 조선인에게 근대적인 등교 시간, 열차 시간을 맞추기는 더더욱 어려웠다. 아직도 우리는 서구문명의 질서에 적응 중이 아닐까. 여차하면 일어나는 사고에 대해서도 내면화 중이고….

이번에는 논ㆍ밭에 대한 말을 찾아봤다.

개똥밭 : 땅이 건 밭.
장구배미 : 장구 모양과 같이 가운데가 잘록하게 생긴 논배미.
검은 그루 : 지난 겨울에 아무 농작물도 심지 않았던 땅.
흰그루 : 지난 겨울에 곡식을 심었던 땅.
두둑 : 1)밭과 밭 사이에 길을 내려고 흙으로 쌓아 올린 언덕 2)논이나 밭을 갈아 골을 타서 만든 두두룩한 바닥.
물꼬 : 논에 물이 넘어들어오거나 나가게 하기 위해 만든 좁은 통로.
무삶이 : 논에 물을 대어 써레질을 하고 나래로 고르는 일.
사래 : 묘지기나 마름이 수고의 대가로 부쳐 먹는 논밭 .


짧게 알아보는 우리말
두런두런 궁시렁궁시렁


1)가수 박미경이 부른 ‘민들레 홀씨 되어’라는 노래에는 님을 그리는 간절함이 있다. 그렇지만 민들레에는 홀씨가 없다고 한다. 홀씨로 번식하는 이끼나 곰팡이와 달리 민들레는 종자식물로, 바람에 날리는 민들레 씨는 갓털 또는 상투털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민들레 홀씨 되어’가 아니라 ‘민들레 갓털 되어’가 맞다.

2)국립국어원에서는 ‘우리말 다듬기’를 통해 한국어 순화어를 선정했다. 에어캡은 ‘뽁뽁이’로, 차에 앉은 채 물건을 사는 드라이브 스루는 ‘승차구매(점)’로, 백패킹은 ‘배낭 도보 여행’ 또는 ‘등짐 들살이’로, OTP(O ne Time Password)는 ‘일회용 비밀번호’로, 파노라마 선루프는 ‘전면 지붕창’으로 순화했다.

3)캥거루가 새끼를 넣고 다니는 주머니는 ‘배주머니’나 ‘아기집’이 아니라 ‘새끼주머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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