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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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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번 의심한 하와의 의심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하와는 의심병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와가 의심하든 말든 아담은 잠을 잤는데 누군가 옆구리를 콕콕 찌르는 바람에 잠에서 깨었다. 하와였다. “당신 뭐하는 거야? 자지 않고” “말 시키지 말아요! 지금 갈비뼈 숫자를 세고 있으니까!”
의처증이나 의부증이 있는 사람과 결혼을 하면 결혼하는 날부터 신혼이 아니라 감옥이 된다. 의처증이 지나친 남편은 이웃 아저씨를 만나 인사하면 “저 남자 몇 번 만났느냐?”고 따진다. 의부증이 심한 아내는 매사에 남편을 의심하고 추궁한다. 그러면 결국 가정이 지옥같이 될 것이다. 인생이 지옥같이 불행하다.
공자의 수제자인 자공이 어느 날 공자에게 질문했다. “나라가 잘되는 비결이 무엇입니까?” 공자는 “족식(足食), 족병(足兵), 신(信)”이라고 대답했다. 생활의 안정, 자주국방, 정부의 공신력을 말한다. 자공이 “이 세 가지 중에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버리시겠습니까?”라고 하자 공자는 “병(兵)을 버리겠다”라고 했고 또 자공이 “남은 두 가지 중 하나를 더 버려야 하신다면 무엇을 버리시겠습니까?”라고 하자 공자는 “식(食)을 버리겠다”라고 말했다.
나라는 경제력이 없어도 살고 군대가 없어도 살 수 있으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설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나라 경제가 튼튼하고 강력한 군대가 있어도 백성이 정부를 신뢰하지(信) 않으면 나라는 흔들리고 불안해진다.
지금 우리나라가 처한 심각한 위기가 이것이다. 국민이 매사에 정부를 의심하는 것이다. 아무리 설명을 해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아무리 자료를 공개해도 의심을 풀지 않는다. 권위가 있고 책임 있는 이가 나서서 해명해도 끝까지 의심하기에 혼란이 계속되는 것이다. 왜 그럴까?
물론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국민을 속여 왔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타블로 사건을 통해서도 봐왔듯이 매사에 의심하고 믿지 못하는 잘못된 습관에서 유래할 수도 있다. 그래서 병중에 가장 무서운 병이 의심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