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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소금] 진정한 배려는 용기와 기회를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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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소금] 진정한 배려는 용기와 기회를 주는 것이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5/04/28 10:35 수정 2015.04.28 10:33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새 중의 새는 독수리다. 독수리는 아무나 함부로 접근하지 못할 높은 절벽이나 벼랑 위에 둥지를 치고 자기 털이나 다른 부드러운 재료로 폭신한 침대를 마련한다. 그다음 알을 까서 새끼를 기른다. 새끼는 난공불락 같은 둥지에서 안심하고 어미가 물어다 주는 것을 받아먹으면서 날마다 아무 걱정 없이 행복해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어미 독수리가 날개를 펄럭이며 보금자리에 있는 새끼를 못살게 굴기 시작한다. 새끼는 어미가 왜 그러는지 모르지만 어떻게 해서라도 보금자리에서 빠져나오지 않으려고 기를 쓴다. 그러나 어미 독수리는 계속 날개를 펄럭이고 입으로 새끼를 둥지 가장자리로 밀어낸다.

한 조류학자 말에 의하면 어미 독수리는 새끼를 끌어내기 위해 깃털 침대를 전부 밖으로 던져 버려 바닥을 딱딱하게 만들거나 가시나무 가지를 보금자리에 집어넣어 새끼가 견디다 못해 스스로 나오게 한다고 한다. 발버둥 치고 날갯짓 하면서 새끼는 강하고 튼튼하게 자란다. 어느 정도 자라면 어미 등에 태우고 하늘에 오른 후 새끼를 떨어뜨리는데, 안 떨어지려 안간힘 쓰며 애쓰는 것을 어미가 지켜보다가 땅에 닿기 전에 다시 낚아챈다. 반복 훈련을 통해 독수리는 새 중에 왕으로 우뚝 선다. 

강준민 작가의 ‘성품 속에 담긴 축복의 법칙’ 중 미국에 금실 좋은 중년 부부 이야기가 있다. 아내는 시력이 나빠져 수술을 했는데, 뜻하지 않게 수술이 잘못돼 실명됐다.

아내는 좌절했지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지는 않았다. 앞을 보지 못하지만 기능적인 일은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후 남편은 매일 아내를 직장으로 출ㆍ퇴근시켰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은 아내에게 “서로 직장이 너무 머니 내일부터 혼자 출근하라”고 했다. 남편에게 그 말을 들은 아내는 배신감까지 느꼈다.

아내는 남편 없이도 혼자 잘할 수 있다고 마음 먹고 혼자 출근하기 시작했다. 지팡이를 짚고 버스를 타고 내리면서 부딪히고 넘어졌다. 그때마다 설움에 북받쳐 울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혼자 다니는 것에 익숙해졌고, 혼자서도 잘하게 됐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어느 날, 버스로 직장에 가던 중 운전기사가 말했다.

“아주머니는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매일 남편이 함께 버스 타고 아주머니께서 직장에 들어갈 때까지 손을 흔든다는 거 모르셨죠?”

부인은 혼자 직장에 가다, 넘어지고 자빠져 눈물을 흘릴 때 남편이 자신을 배신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남편은 2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내 곁을 지켰다. 언젠가 혼자서도 살 수 있도록 넘어져도 그냥 두고, 부딪혀도 그냥 뒀던 것이다.

진정한 배려는 모든 일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하도록 용기를 주고 기회를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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