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이 정말 가고 싶었던 지난 3일. 사실은 4월부터 몸이 들썩들썩했는데 맹장 수술하고 회복하고 하다 보니 이제야 겨우 가게 됐습니다. 비 오는 날, 비를 뚫고 2박 3일 일정으로 양산오토캠핑장으로 떠났습니다.
장비를 실으면서도 비가 잦아들지 않아 걱정했지만, 솔직히 3일이나 되니 텐트 말릴 걱정은 없었어요. 도착해 짐 내릴 때는 비가 그치는 줄 알았는데, 텐트를 치다 보니 장대비가 내렸습니다. 임산부인 저는 비 맞으며 텐트 치고 보조하고, 남편은 정말 홀딱 젖었어요. 노느라 배고픈 아이들을 위해 옷도 못 갈아입고 고기 굽는 우리 집 가장. 적다 보니 눈물 날 것 같지만, 이런 게 캠핑의 묘미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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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되니 슬슬 쌀쌀해지고 비도 점점 더 옵니다. 텐트가 너무 더러워질까 걱정이지만, 걱정하거나 말거나 우리는 즐겁게 놀기 시작했습니다. 맛 좋은 꽃등심은 다 구워 먹고 캠핑 음식으로 찹스테이크를 만들었어요. 아이들도 정말 잘 먹는답니다.
캠핑 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텐트에서 잠들기 전까지의 고요한 때.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면 남편 반응이 완벽하지 않아도 좋아요. 아이들은 퍼즐과 인형으로 텐트 안에서 잘 놉니다. 비가 와서 밖으로 못 나가게 했지만, 아이들은 오랜만의 캠핑에 정말 신났습니다. 제가 가고 싶어 온 거지만, 아이들이 즐거워하니 더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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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캠핑 마지막까지 날은 맑았습니다. 따지고 보면 길가에 텐트 하나 쳤을 뿐인데, 그렇게 아늑하고 포근할 수가 없어요. 아이들 식사는 아빠가 챙겨줍니다. 캠핑 나가면 텐트 정리하고 밥 해먹고 설거지하고 그러는 재미 아니겠어요?
홍합탕에 라면까지 끓여 먹고 큰딸과 함께 설거지하러 갔어요. 설거지를 돕진 못하지만, 옆에서 엄마 배 안 아프냐고 내내 묻는 큰딸 마음에 정말 행복하네요.
그 이후에도 신나게 놀다 보니 어느덧 가야 할 시간. 텐트를 접으며 왠지 쓸쓸했어요. 떠나기 전, 가족사진을 찍었어요. 큰딸 백일기념 캠핑 때 찍은 사진과 지금을 비교하니 우리에게 정말 많은 변화가 있더군요. 가을에는 곧 다섯 식구가 돼 여전히 즐거운 캠핑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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