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 먹여요”..
사회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 먹여요”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5/05/22 17:40 수정 2015.05.22 05:36
양산학부모, 도교육감 초청 ‘밥 이야기’ 간담회

무상급식 사태 근본 해결책은 <학교급식법> 개정

박 교육감 “뉴욕도 문제 인식한 선별급식, 바꿔야”



“세상에서 가장 슬픈 밥은 ‘눈칫밥’,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밥은 ‘학교급식’, 급식은 교육이다. 따뜻한 밥 이야기 함께 나누자”

지난 12일 양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교육감과 양산학부모들의 따뜻한 밥 이야기’라는 주제로 간담회가 열렸다. 무상급식지키기 집중행동 양산학부모 밴드, 양산시 학부모연합회, 무상급식지키기 양산운동본부, 양산YMCA, 오마이뉴스가 함께 경남도교육청 박종훈 교육감을 초청해 학부모들과 진솔하게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다.

간담회에 앞서 상영한 동영상에는 무상급식을 지키기 위한 양산지역 학부모들의 그동안 활동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동영상 상영 후 한 달이면 끝날 줄 알았던 이 같은 활동이 기약 없이 흘러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 일부 학부모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날 박종훈 교육감은 “110만명 학생이 있는 뉴욕시가 선별적 급식을 통해 70%인 78만여명에게만 무상급식을 지원해 왔다. 하지만 무상급식비 지원신청서를 받을 때면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서류 등으로 실제 신청자가 25만명에 불과하다는 사실 때문에, 지난해 3월 뉴욕시는 전면 무상급식으로 정책을 바꿨다. 무상급식이 복지면 ‘선별이냐 보편이냐’로 논쟁해야 하지만, 무상급식이 교육이면 ‘평등이냐 차별이냐’의 문제다. 무상급식은 분명 교육”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새누리당 도의원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대신, 무상급식비 분담률을 50:50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결국 경남도교육청이 올해 161억원을 더 편성해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무상급식 정상화가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이기에 살과 뼈를 깎는 심정으로 예산 마련에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하지만 근본적 해결방안은 역시 <학교급식법>을 개정하는 것이다. 헌법으로 보장돼 있는 의무교육인 초ㆍ중학교는 의무급식을 해야 한다고 법으로 규정해 중앙정부 차원에서 예산지원과 분담률 조정이 이뤄진다면, 다시는 경남과 같은 사례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감 강연 후 참석한 학부모들의 다양한 의견과 질문이 이어졌다.

웅상초 한 학부모는 “161억원의 추가예산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현재도 경남교육청 예산 부족으로 일선 학교 운영비가 대폭 축소돼 학교 프로그램에 차질이 생기고 있는 상황인데, 그마저도 예산을 줄인다면 더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심히 걱정스러운 대안”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또 삽량초 한 학부모는 “경남도의원 중재안을 학부모들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선별급식을 하지 말자고 하는 상황에서 선별급식을 하는 방안이 어떻게 중재안일 수 있나? 지속적인 서명운동을 통해 학부모들 뜻을 정확히 전달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 학부모는 교육감의 교육철학을 묻기도 했다.

이에 박 교육감은 “책임지는 학생을 키우는 것이다. 자신이 한 말,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고 회피하지 않는 책임질 줄 아는 어른ㆍ국민으로 키우고자 하는 것”이라며 최근 무상급식 논란에 따른 홍준표 도지사의 말 바꾸기 행태를 꼬집는 의미심장한 답변으로 눈길을 끌었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