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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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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위대한 아라비아 임금이 있었다. 이 임금은 강력한 군대를 키우기 원했고, 그러려면 훌륭한 말이 필요했다. 임금은 신하에게 돈을 아끼지 말고 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소문난 말을 모두 사오라고 했다. 그들은 마침내 세계 각처에서 100여 마리의 뛰어난 말을 모을 수 있었다. 임금은 조련사를 불러서 이 말을 특별히 훈련하도록 했다.
모든 훈련이 다 끝나고 임금은 말들을 시험해 보기로 했다. 아래에는 맑고 시원한 강물이 흐르는 높은 언덕에 울타리를 높이 만들었다. 그 울타리 안에다 말이 좋아하는 온갖 맛있는 먹이를 산더미 같이 쌓아놓았으나, 물은 한 방울도 두지 않았다. 울타리 안으로 들어온 말들은 신이 나서 이것저것 마음껏 제각각의 식성대로 먹었다. 실컷 먹고 난 말들은 물을 찾았으나 물이 없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물 냄새가 솔솔 바람 타고 날아오는 것이 아닌가? 바로 언덕 아래는 시원한 물이 흐르고 있던 것이다. 말들은 그 물이 흐르는 강 쪽을 향해 울타리를 뛰어넘어 보기도 하고, 앞발을 쳐들고 히힝거렸지만 아무 소용없는 짓이었다. 하루, 이틀, 사흘… 시간이 지날수록 말들은 목이 말라서 거의 미칠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던 어느 날 강으로 향한 쪽 울타리 문이 활짝 열렸다.
어떻게 됐을까? 100여 마리의 말은 꼬리를 치켜들고 거품을 품고 말갈기를 휘날리며 강물을 향해 돌진해 갔다. 말들이 강가에 거의 다 갔을 때 임금은 멈추라는 신호의 나팔을 불었다. 하지만 그 상황에 말들에게 나팔 소리가 들릴 리가 없었다. 흙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났고, 말들은 첨벙첨벙 강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시간이 지나고 시야를 가리던 자욱한 흙모래 먼지가 가라앉았다. 그런데 놀라운 사건이 일어났다. 대부분 말이 물속에서 첨벙거리고 있을 때, 단 4필의 말이 멈춰 서 있었다. 임금은 벌떡 일어서서 외쳤다.
“내가 원했던 것은 바로 저놈들이다! 이제부터 이 말들을 아라비아 종마라고 명명한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아라비아 종마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주인 명령을 듣고 멈춰 섰던 바로 그 말의 후손이다. 탁월한 명마의 특징은 그 무엇보다도 주인 음성에 순종함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