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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천을 통도사 서운암(주지 동진 스님)에서 만나볼 수 있다. 불상과 사찰 장식 등 불교 목조각장인으로 손꼽히는 허길량(61) 씨가 비천을 목조 33점 비천상으로 완성해 전시회를 여는 것. 내달 7일까지 서운암에서 열리는 ‘장경각이 품은 33 비천상 展’은 허 씨가 10년에 걸친 역작으로 상원사 범종 비천상, 성덕대왕 신종 비천상과 경주 남산 탑곡 마애군불상, 여주 고달사지 원종국사 부도 비천상 등을 재현했다.
허 씨가 표현하는 비천상은 천상계에 살며 천의(天衣, 보살이나 천인이 입는 얇은 옷)를 걸치고 영락(瓔珞, 구슬을 꿰어 만든 장신구)을 휘날리고 주악을 연주하며 공양을 하는 모습이다. 비천상은 지름 80cm 이상 소나무를 통째로 깎고 다듬어 섬세하게 표현하는 만큼 작업시간도 상당하다.
지난 22일 열린 개막식에서 허 작가는 “옷의 주름과 문양이 얇고 가늘며 날카롭게 구름을 타고 날아 천의 자락이 바람에 휘날리는 기교를 사포를 사용하지 않고 조각도의 칼날만으로 표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동진 스님은 “비천상은 불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그 아름다움을 많은 시민이 함께 즐겨줬으면 하는 마음에 전시를 준비했다”며 시민 관심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