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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천성산이 어떤 산인가? <신증동국여지승람>이나 <산경표>에는 천성산의 원이름 원적산 외에 소금강산이라는 별칭을 소개하고 있다. 소금강으로 불릴 정도로 천성산은 12계곡마다 아름다운 경치를 가지고 있는데 특히 내원사계곡이 유명하다. 더구나 천성산은 전쟁 후 산림이 회복되고 점차 자연림이 자리 잡아가면서 호랑이, 표범 등 맹수들은 멸종했지만, 아직도 삵, 멧돼지, 노루, 담비, 매 등 그야말로 천의 동ㆍ식물들이 촘촘한 먹이그물을 형성하고 있다.
더구나 천성산이라는 별칭의 유래와 관련된 원효스님의 전설이 곳곳에 있고, 내원사와 미타암, 홍룡사, 원효암 등 유서 깊은 사찰들이 있어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때문에 천성산 일원은 자연공원법에 의해 가지산도립공원 내원사지구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하지만 천성산이 도립공원답게 제대로 대우받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원효산으로 불리는 천성산 제1봉은 지금 군부대가 오기 전에 있었던 습지로 되돌리기 위해 양산시에서 습지복원지역으로 정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고, 화엄늪은 이미 2002년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하지만 주말이면 야영객들이 복원지역 안과 화엄늪 일원에 텐트를 치고 취사와 야영을 하곤 한다. 명산이니 그 맛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알듯 천성산의 억새밭은 아름다운 만큼 화재에 극히 취약하고, 자연공원법의 적용을 받는 도립공원에는 취사와 야영이 금지돼 있다.
그런가 하면 주말이면 몇 십 대의 자전거들이 화엄벌과 등산로를 내려간다. 당연히 등산객 특히 어르신 안전문제와 등산로 훼손 문제가 심각하다. 양산시에서는 정상부근 습지를 복원하고 산악자전거 구간을 폐쇄해 천성산의 자연을 보호하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산악자전거를 타는 분들도 있다. 심의도 합의도 없다.
또한 등산로 곳곳에는 투기된 쓰레기들이 방치돼 있고, 여전히 산에서 담배를 피는 분들도 많다. 음악을 크게 틀고 등산하거나 야호를 외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시에서는 적극적으로 시민을 계도하고 천성산을 보호하는 정책을 펴나가야겠지만, 시민도 우리 모두의 자연유산인 천성산을 한 마음으로 지키자는 마음을 내어야 할 것이다.
산을 만나는 방식도 다양하고, 산에서 하고 싶은 것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인구가 너무나 많다. 천성산만 해도 양산시, 부산시, 울산시 등 메갈로폴리스 권역에 포함돼 있다. 제 욕심껏 누린다면 아름다운 천성산을 지켜 후손에게 물려주기란 정말 불가능할 것이다. 산에서 좀 더 작고 좀 더 겸손하자. 우리 모두가 최소한의 규칙을 준수하고 함께 가꾼다는 의식을 갖지 않는다면 우리는 정말 후손들에게 물려줄 것이 황폐밖에 없다.
소금강산으로 불리는 천성산은 지금 철쭉이 절정이다. 화려하게 차려입고 산을 찾는 사람들이 하도 많다보니 ‘꽃보다 등산객’ 같다. ‘꽃보다 사람이 아름다워’라는 노래도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정말 우리 마음에서 아름다운 마음씨들을 피워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