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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아이 교통사고 상처, 어른들이 치료해야죠” ..
사회

“아이 교통사고 상처, 어른들이 치료해야죠”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5/06/09 09:25 수정 2015.06.09 09:22
대운초 스쿨존 사고 후 학부모 교통안전지킴이 자청

등굣길 차량통제, 학교 인근 7곳서 교통지도 활동 등




지난달 13일 오전 8시 30분께, 대운초 교문 앞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가장 안전해야 하는 스쿨존에서 발생한 사고인데다, 등굣길 많은 학생들이 친구의 사고현장을 직접 목격해 그 충격이 컸다.

그날 대운초는 울음바다가 됐고, 일부 학생들은 등교를 거부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학생들의 상처 난 마음을 이대로 내버려 둘 수 없었다. 그래서 학부모들이 움직였다.



교통사고 이후 대운초 녹색어머니회를 중심으로 학부모, 학생, 교사가 모두 합심해 스쿨존 지킴이를 자청하고 나섰다.

대운초 교문은 내리막길로 운전자가 잠시 방심하면 자칫 대형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지형이다. 때문에 교문을 중심으로 사방에 과속방지턱 3개와 방범용 CCTV가 설치돼 있지만, 1천400명의 학생 안전을 지키기에는 역부족이다.


내리막길 대운초 스쿨존 위험한 구조
학부모 자발적 참여 “임신 맘도 동참”


학부모회 주유나 회장은 “혼자 학교가기를 무서워하고, 부모님이 교문 안까지 아이 손을 잡고 데려다 주는 모습을 보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인근 아파트 주민과 학원 등에 안내문을 보내 스쿨존 지키기에 동참해 달라고 협조를 구했어요”라고 말했다.

안내문은 등굣길 교문 앞 차량 진입을 자제하고, 스쿨존 주ㆍ정차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후 녹색어머니회는 등ㆍ하굣길 교통지도 구간을 기존 4곳에서 7곳으로 확대했다. 녹색어머니회 회원도 추가 모집했는데, 일주일도 안 돼 55명의 학부모가 등록해 현재 회원이 250여명에 달한다.

이후 녹색어머니회를 중심으로 학부모, 학생, 교사 등으로 이뤄진 교통지킴이단이 매일 학생 등ㆍ하교길을 지키고 있다. 특히 등굣길 오전 8시부터 50분가량 현수막으로 교문 앞 도로를 막고 차량진입 자체를 금지시키고 있다. 사실상 불법이지만 인근 주민과 학부모들 동의와 협조 속에 사고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해오고 있다.

녹색어머니회 신철자 회장은 “교통지도를 위해서 매일 12~13명의 학부모들이 필요한데, 참여해 주시는 학부모 가운데 워킹맘이나 몸이 불편한 분도 계세요. 더욱이 임신한 몸으로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학부모도 있어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 마음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라고 말했다.


엄격한 교통법규도 지키지 않으면 ‘무용지물’
“사실상 안전지대 없다” 끊임없는 계도 필요
 


지난달 27일에는 녹색어머니회 양산연합회 주관으로 대운초, 양산경찰서, 양산시가 합동으로 교통안전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다. 이날 대운초 학부모는 ▶과속방지턱 추가 설치 ▶한내들 아파트 앞 과속단속카메라 설치 ▶푸르지오 아파트 앞 횡단보도 음성지원 서비스 설치 ▶스쿨존 시설 도색 작업 등을 관계기관에 요구하기도 했다.

녹색어머니회 양산연합회 이화정 회장은 “사실 대운초는 교통지도를 체계적이고 모범적으로 잘 하는 곳으로 소문이 자자했는데, 불미스러운 사고가 생겨 상당히 안타까웠어요. 이는 결국 온전히 안전한 곳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으로, 앞으로도 스쿨존 내 미비한 시설 개선은 물론 운전자 법 준수 의식 개선 활동을 병행할 예정입니다”라고 말했다.

학교 역시 학생들 상처를 보듬어 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 사고 처리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은 물론 사고현장을 목격했을 학생들에게 외상후 스트레스가 남지 않도록 상담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양형석 교장은 “스쿨존 내 교통법규가 아무리 엄격하더라도 운전자가 지키지 않으면 결국 그 법규는 무용지물이 돼 버리죠. 고정형 단속카메라 설치가 힘들다면 이동식 카메라를 활용해서라도 운전자들을 계도하고 단속하는 활동을 꾸준히 해줬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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