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와 야구는 누가 뭐래도 한국의 양대 스포츠다. 2002년 한ㆍ일 월드컵 때 ‘대한민국’을 목청 높여 외쳐 보고, 경기보다 더 재미있는 응원을 즐기기 위해 야구경기장을 찾은 경험 누구나 한 번쯤 있을 터. 이렇게 격하게 사랑받는 스포츠이다 보니 선수 육성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남다르다.
때문에 특정 지역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프로선수가 탄생한다면 그 지역사회의 기쁨이자 자랑이 되기도 한다. 양산지역에 고교 야구부ㆍ축구부가 탄생한다. 내년부터 ‘양산시’를 연고로 각종 대회에 참가한다는 계획으로 현재 창단 준비가 한창이다.
그동안 프로선수 육성의 마지막 관문인 고등학교에 운동부가 없어, 양산지역 출신 축구ㆍ야구 선수를 기대할 수 없었다. 이제 양산지역도 초ㆍ중ㆍ고교 연계 엘리트 학교체육 기반이 다져지고 있는 셈이다.
물금고등학교 야구부가 창단을 앞두고 있다. 당초 지난 15일 창단식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메르스로 인해 내달로 연기한 상황. 하지만 지난해부터 차근차근 창단준비를 해 온 만큼 물금고 야구부는 벌써 전열을 불태우고 있다.
오는 7월 창단식, 11월 첫 경기
지난 3월 10일 교기를 야구종목으로 지정하고 감독 선임, 선수 스카웃 등을 진행했다. 마산고 수석코치 10년 경력의 강승영 감독을 선임하고, 현재 고교 1학년 선수와 예비 신입생 등 모두 12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7월 창단식 후 나머지 선수와 코치단을 구성해 10월께부터 정식 훈련에 들어가면, 11월 NC다이노스 지역연고전부터 경기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금고는 오랫동안 창단준비를 해 온 만큼 앞으로의 야구부 운영방침 역시 명확한 방향을 잡았다.
송화용 교장은 “경기도 장안고는 창단 다음해부터 지역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야구명문고로 혜성처럼 등장해 화제가 됐고, 서울고는 선수육성뿐 아니라 체육지도자를 양성한다는 목표로 정규수업과 훈련을 적절히 배합해 성공을 이룬 경우”라며 “물금고 야구부의 청사진이 이 두 학교 사례를 통해 그려졌다”고 설명했다.
먼저 창단선수 영입 부분이다. 현재 12명의 선수 가운데 원동중 야구부 출신이 없다. 초ㆍ중ㆍ고 연계 학교 엘리트 체육선수를 육성하기 위해 창단을 어렵게 결심한 물금고로서도 이 부분이 가장 안타깝다고. 하지만 진로 선택은 선수의 몫이기 때문에 이제 막 창단한 신생팀으로의 영입을 무조건 강요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진로에 대한 비전도 제시
강승영 감독은 “이미 최고 기량을 인정받은 선수가 물금고를 선택하려면 그만큼의 비전과 매력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먼저 강팀이 돼서 현재 원동중 1, 2학년 선수들이 물금고를 선택하도록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첫 스타트가 중요하기 때문에 인성과 기본 실력을 두루 갖춘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선수단 구성을 서두르지 않고 무엇보다 신중히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배움과 훈련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고교시절 배움의 시기를 놓치면 미래 진로 선택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선수 뿐 아니라 체육지도자 양성을 위한 진학 고민도 함께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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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연고 둔 선수 영입에 최선 다할 터”
물금고 야구부 강승영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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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영(39, 사진) 감독은 마산고 수석코치 10년 경력의 전문지도자다. 초ㆍ중학교 감독 경력까지 합하면 무려 15년차다. 그야말로 전문가다.
“고교 시절은 힘과 기술이 완성되는 시기이면서, 대학진학이냐 프로선수단이냐 진로가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다. 더욱이 프로축구팀은 23개인데 비해 프로야구팀은 10개에 불과해 고교 졸업 후 프로선수로 지명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때문에 선수별 기량과 특성을 잘 이해하고 진로지도까지 함께 할 계획이다”
강 감독은 지난 10월 말 부임해 차근차근 창단을 준비해 왔다. 전국에서 67번째 고교 야구팀으로,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역시 선수 영입 문제다.
“빨리 성과를 내고 싶은 마음으로 선수단을 꾸렸다면 올해도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도자 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전학생을 받는 과정에 더욱 신중하게 됐다. 전학을 쉽게 결정하는 선수는 역시 인내심과 진중함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게 됐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 단체 스포츠가 있겠느냐 만은 야구종목 역시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기량 못지않게 ‘인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역 연계 학교체육 발전을 위해 물금고 야구부가 창단된 만큼, 양산지역에 연고를 둔 선수를 선발하는데 문을 활짝 열어뒀다고.
“현재 중학교는 원동중이 야구를 교기로 하고 있지만, 야구부를 둔 초등학교는 없다. 하루빨리 초ㆍ중ㆍ고교 연계 선상에서 야구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