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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진 본지 논설위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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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사무감사 통해 큰 목소리
미리 준비한 만큼 실속 있었다
지적된 문제점에 대한
지속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
제대로 추진하는지 감시해야
국회법 사태로 좌충우돌하고 있는 정치권을 보노라면 이들이 과연 국민의 대변자인지 의문이 든다. 메르스 확산으로 많은 국민이 불안해하고 본의 아니게 격리되는가 하면, 목숨을 건 의료진들의 희생이 뒤따르고 있는 이때, 행정부와의 힘겨루기에 불과한 국회법 통과에 정치력을 바닥내고 있는 게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다. 위헌 논란이 있자 여야가 서로 강제성 여부를 두고 딴소리를 해대다가 종내에는 글자 한 자 수정해서 정부로 넘겼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예상 밖으로 강경입장을 내세우며 거부권을 행사하자 어이없는 대응으로 맞선다. 여당은 아직 둘로 쪼개져서는 안 된다는 심정으로 법안 재의결을 무산시키려 하고 야당은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대여 강경투쟁에 나섰다. 이를 보는 국민 시선은 냉담하다. 시의적절하지 못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우리 시의회 의원들은 훨씬 제 일에 열심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제6대 의회 행정사무감사를 지켜본 소회가 그렇다. 개원 1년이 지난 만큼 의원들의 자질이 향상되고 시민의 대리인으로서 책임감이 커진 결과일 것이다.
최근 들어 시의회와 집행부인 양산시 사이의 갈등과 대치가 계속돼 왔다. 특히,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 철회로 인한 교육 당국과의 갈등 국면에서 양산시는 경남도의 입장을 지지해 왔는데, 양산의 학부모를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하면서 의회에서도 시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여 왔다. 그리고 고리원자력발전소의 원전 1호기 폐쇄와 방사선 비상계획구역 확대 요구 등의 사안에서도 상당한 대립각을 세워왔다.
이번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각종 현안에 대한 신랄한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관심이 집중된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예비비 집행 실적이 저조한 것을 두고 시 당국의 안일한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결국 이틀 뒤 나동연 시장이 시의원들에게 메르스 확산 방지 대책 추진상황을 별도로 보고하기도 했다.
지난달 초 단행된 시의회 사무국 고위직 공무원 인사의 부당성을 질책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규정과 원칙을 무시했다는 의원의 질타에 시는 절차에 따른 정당한 인사였다고 맞받았지만 인사권자의 고유한 권한이라도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결과가 돼야 한다는 지적은 새겨들을 만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하는 사송택지사업이 부진한 것을 두고 도시철도 양산선의 시 부담 가중을 우려하는 지적과 유산동 쓰레기 매립장에 추진하는 바이오가스화 시설이 소화조의 내구성 부족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은, 시민의 혈세인 예산의 적정한 운용을 걱정하는 시민을 대변하는 지적이었다는 평가다.
산업단지 근로자 편의를 위해 시행한 무료통근버스가 당초 취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운영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것과 농수산물유통센터가 마진을 높게 책정해 지역 농가에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은 시민 편익을 증진한다는 정책이 실제로는 유명무실함을 일깨우는 공감을 얻었다.
그런가 하면, 세금 고지서 인쇄를 민간업자에게 맡김으로써 개인 정보 유출이 우려된다는 지적과 고압송전선로 아래에 어린이공원을 만들겠다고 부지를 사들인 시에 대해 매입과정에 특혜는 없었는지 따진 것은 시민의 당연한 권리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일정이 시작되기 전 의원들끼리 사안별로 미리 계획을 세워 문제가 되는 사업현장을 방문해 자료를 수집하고 문제점을 파악하는 노력이 있었기에 내실 있는 감사가 진행될 수 있었다. 발로 뛰는 부지런함과 시민 대변자로서의 소명으로 무장한 몇몇 시의원들의 활약은 더욱 두드러진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감사라는 일시적인 요식행위에 그침으로써 현장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해결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 대한 감시가 소홀해질 수 있음이다.
예를 들면, 양산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인 원동매화축제 기간 중 교통대란에 대한 개선책 마련을 촉구한 만큼 내년 축제 이전에 필요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또 대운산자연휴양림의 협소한 진입도로 개선도 매년 반복되는 민원인 만큼 해결될 때까지 챙겨봐야 할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