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바람이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연을 벗하며 자라길 바라는 요즘 부모들은 인공적인 실내 놀이터가 아닌 자연을 찾아 나서고 있다. 흙을 밟고, 들꽃 향기를 맡고, 나무의 투박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숲 속 놀이터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양산은 신불산, 영축산, 천성산, 대운산 등 천혜의 산림자원을 둔 지역이다. 경남발전연구원에 따르면 양산은 산지비율이 74.9%로, 산청ㆍ거창ㆍ함양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산림을 이용한 산림시책은 부족한 실정이다.

더욱이 신도시개발로 젊은층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대도시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자연과 함께하는 유아교육에 대한 요구 또한 급증하고 있다. 이에 양산지역 천혜의 산림자원을 활용해 산림 훼손을 최소화한 유아숲체험원 조성 방안을 고민해 보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① 인간ㆍ자연 공생하는 숲, 유아교육의 장으로 발전시키자
② 산림청 추천 유아숲체험원 ‘구미 금오산’, ‘함양 지리산’
③ 실내놀이터 이제 그만… 서울 도심 속 유아숲체험장 ‘인기’
④ 양산 유아들 여기 다 모인다  ‘장산 유아숲체험원’
⑤ 양산, 천혜의 숲 활용해  유아교육도시로 발돋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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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까지 250곳 조성을 목표로’. 산림청이 지난해 발표한 유아숲체험장 조성 목표다.

2015년 7월 현재 산림청에 등록된 유아숲체험장은 전국에 모두 23곳이다. 올해 10곳을 늘여 33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2017년까지 모두 250곳으로 늘릴 방침이다. 체험이나 놀이위주의 교육과정 변화로 자연중심 생태놀이와 관찰학습 등 숲 체험에 참여하는 유아가 급증함에 따라 산림청이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산림청 등록 유아숲체험장 23곳
관련법 개정… 250곳 확대 계획 

유아숲체험원은 2012년 처음으로 전국에 8곳이 조성됐다. 산림청에 따르면 숲 체험 참여 유아가 2010년 8만3천명에서 2012년 42만명, 지난해 59만3천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안전시설을 갖춘 유아숲체험원 체험활동이 시작된 2012년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맞춰 산림청은 지난해 유아숲체험원 활성화를 위해 <산림교육의 활성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 등록기준을 완화해 더 많은 체험원이 만들어 질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산림청 등록 유아숲체험원은 크게 수도권(3곳), 강원권(6곳), 충청권(5곳), 호남권(4곳), 영남권(6곳)으로 나눠 모두 23곳이 있다. 산림청 산하 지역 국유림관리소에서 관리ㆍ운영하고 있는 시설이 대부분이고, 이외에 휴양림, 자치단체, 관련 협회 등에서 관리ㆍ운영하고 있는 곳도 6곳이 있다.

이 가운데 체험원 내 시설과 숲 체험 프로그램 우수지역으로 인정받은 2곳이 있다. 바로 경남 함양군 지리산 유아숲체험원과 경북 구미시 금오산 유아숲체험원이다. 지리산 유아숲체험원은 자연 그대로의 공간인 숲에서 만지고, 보고, 듣고, 느끼는 오감을 통해 스스로 배울 수 있는 한국형 숲프로그램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금오산 유아숲체험원은 인위적 시설물은 최대한 배제하고 안전이 보장된 최소한의 시설로만 조성돼, 타지역 벤치마킹 장소로 입소문 나있다.

지리산 유아숲체험장은 날 것 그대로다. 5ha 부지에 돌소파, 습지원, 소리집, 정글집, 하늘집, 수목식별학습장, 맨발체험로, 세족장, 힐링체험로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는 있지만, 어느 하나 인위적이라고 느껴지는 시설이 없다. 습지로 인해 발을 디딜 수 없어 만들어 놓은 최소한의 데크 보행로와 대피소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 자연친화적 시설물이다. 

↑↑ 지리산 유아숲체험장 금강소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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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군 지리산 유아숲체험장 
자연 그대로의 하늘아래 숲

이경희 유아숲지도사는 “나무 한 그루도 버릴 것이 없어요. 쓰러진 나무도 장애물 놀이감이 되는 게 여기 지리산 유아숲체험장이죠. 어떤 시설을 만든다기보다  자연이 만든 시설에 ‘안전’만 더해 그대로 사용하는 겁니다. 그게 교육이고, 그게 숲체험이죠”라고 말했다.

특히 눈에 띄는 시설이 소리집과 하늘집이다. 시설이라고 할 것도 없이 나무장작 몇 개로 앉을 수 있는 공간만 만들어 놨는데, 여기서 체험하는 자연이 그야말로 천국이다. 하늘집은 말 그대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금강소나무숲이 우거진 숲 속에서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하늘그림은 어떤 예술작품보다 훌륭하다. 소리집은 가만히 눈을 감고 자연의 소리를 듣는 공간이다.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등 다양한 자연의 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이나연 유아숲지도사는 “한번은 어떤 아이가 ‘오꾸둑 오꾸둑’이라는 새소리를 들었다고 얘기하더군요. 실제 듣지 못했지만 책에서 새소리는 ‘짹짹’, 물소리는 ‘주르륵’, 바람소리는 ‘쌩쌩’이라고 배운 아이들은 새소리를 감히 이렇게 표현 못해요. 이 아이는 자연을 그대로 느꼈고, 그것을 창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 지리산 유아숲체험장은 습지가 곳곳에 형성돼 있어 서식하는 곤충과 생물이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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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금오산 유아숲체험장
안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연물

금오산 유아숲체험장은 영남지역 최초로 문을 연 곳이다. 금오산도립공원 내 경북도자연환경연수원 인근에 조성돼 천혜의 자연환경은 물론 체험장 외 즐길 거리도 풍부하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숲 속에서 나무, 풀, 곤충 등 자연을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인공시설물 설치를 최소화해 만들었다.

크게 ‘탐험의 숲’과 ‘놀이의 숲’으로 나눠 체험거리를 다양화시켰다. 통나무 다리, 그네, 그물망, 모래놀이장, 외나무타기, 통나무 징검다리 등 자연물을 이용한 시설이 만들어져 있다. 인위적으로 깎아 만든 것이 아닌 통나무 그대로를 이용한 시소도 눈에 띈다. 

↑↑ 금오산 유아숲체험장 놀이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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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산 유아숲체험장 역시 지리산과 마찬가지로 오로지 ‘안전’을 위해서만 인공을 가미했다. 미끄럼방지를 위해 통행로에 짚풀을 깔고, 투박한 통나무의 가시를 제거한 정도다. 화장실 역시 자연물을 이용했다. 나뭇잎과 나뭇가지로 화장실 외관을 만들고, 흙바닥을 조금 파서 재래식 화장실 모형을 만들었다.

구미국유림관리소는 “문과 벽이 없는 하늘 아래 숲은 누구의 간섭도 없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관계를 자연스럽게 알아가게 하는 것이 숲교육이기 때문에, 인위적인 시설과 프로그램을 최소화하는 것이 진정한 숲체험교육이죠. 단지, 유아전용숲 공간으로 조성됐기 때문에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시설만 갖추면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 금오산 유아숲체험장은 자연물을 이용해 재래식 화장실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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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장주형 기자 shelleee@ysnews.co.kr

※ 이 취재는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