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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시인은 이번 시집에 ‘청류동 찻집엔’, ‘청류동 물소리’, ‘마음’, ‘나뭇잎 편지’ 등 자신의 삶을 시에 녹인 작품 을 수록했다.
시집 ‘그곳, 청류동’은 모두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 ‘마음(心)’은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를 시어로 삼은 이야기다. 2부 ‘청류동(靑流洞)’에서는 가족의 일상과 교직생활을 하면서 학생들과 겪은 일화를 담은 시가, 3부 ‘나뭇잎 편지(葉書)’는 사랑의 기쁨을 표현한 서정적인 시까지 모두 88편의 작품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아침 햇살 내리는 무풍한송 속으로/ 흘러가는 사람들 물소리처럼 잔잔하다// 소한 대한 사이/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청류동 물소리가/ 이제는/ 늙어가는 아내처럼 편안하다’(‘청류동 물소리’ 전문)
일반 독자에게 ‘시’라는 분야가 어렵고 난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 시인의 시는 다르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작은 꽃이나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빗방울 소리부터 사랑과 시련에 대한 단상(斷想)까지. 모든 사물을 소홀히 보지 않고 따뜻한 애정의 시선으로 표현하며 시를 보는 사람에게까지 그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문 시인은 시집을 읽을 독자들이 ‘작품 해설’에 얽매이게 하고 싶지 않아 과감하게 해설도 넣지 않았다. 시는 읽는 사람이 읽었을 때 느껴지는 그 감정 그대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문 시인은 “보통 시집에는 해설이 있지만, 제 시에는 해설이 필요한 만큼 어렵지도, 난해하지도 않고 독자가 해설에 얽매여 시 읽기를 원하지 않아 해설을 빼고 책을 펴냈다”며 “독자가 편하게 읽으며 자신이 느끼는 대로 시를 해석하는 것이 시인과 독자가 제대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시인은 보광고등학교 문학교사로 재직 중이며 현재 종합문예지 <주변인과문학> 편집주간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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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철 시인 미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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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는 언어로 사람과 소통하는 예술”
시집 ‘사랑은 감출수록 넘쳐흘러라’와 ‘지상의 길’을 선보인 지 12년 만의 새 시집이다. 스스로 글쓰기를 게을리해 이제야 신간이 나왔다고 하는 문학철 시인은 이번 시집이 독자와 교감할 수 있는 통로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는 시어로 독자와 교감하고 소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독자의 마음을 얻는 거죠. 그래서 일상을 담았습니다. 제목에도, 주제에도 쓰인 ‘청류동’은 통도사 무풍한송길을 끼고 흐르는 계곡, 그곳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제 아내가 무풍한송길에서 운영하는 찻집 이름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거기서 본 일상의 발견이라던가, 가족 이야기, 자연의 모습 등을 소재로 삼고 주제로까지 삼게 됐죠”
그래서일까, 문 시인의 시집에는 따뜻한 이야기가 많다.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한 ‘나뭇잎 편지’ 부분에서도 사랑의 아픔, 슬픔, 괴로움보다는 사랑의 기쁨이 담겨있다.
“사람들이 시를 찾는 이유는 대부분 아픔이나 괴로움을 달래기 위해서죠. 그래서 유명한 시도 이별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잖아요. 그에 반해 ‘사랑해서 기쁘다’는 이야기를 하는 시는 잘 없죠. 일부 시인은 그런 주제의 시를 ‘연애편지일 뿐’이라고 낮추기도 하고요. 이미 많은 주제의 시보다는 조금이라도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었어요”
짧은 문장으로 보는 이들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글, 좋은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어지는 글, 문 시인은 이번 시집이 많은 이들에게 이런 의미로 남았으면 좋겠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