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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회색 빌딩숲 떠나 도심 속 푸른숲으로..
기획/특집

회색 빌딩숲 떠나 도심 속 푸른숲으로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5/07/14 17:40 수정 2016.04.21 17:40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바람이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연을 벗하며 자라길 바라는 요즘 부모들은 인공적인 실내 놀이터가 아닌 자연을 찾아 나서고 있다. 흙을 밟고, 들꽃 향기를 맡고, 나무의 투박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숲 속 놀이터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양산은 신불산, 영축산, 천성산, 대운산 등 천혜의 산림자원을 둔 지역이다. 경남발전연구원에 따르면 양산은 산지비율이 74.9%로, 산청ㆍ거창ㆍ함양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산림을 이용한 산림시책은 부족한 실정이다. 더욱이 신도시개발로 젊은층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대도시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자연과 함께하는 유아교육에 대한 요구 또한 급증하고 있다. 이에 양산지역 천혜의 산림자원을 활용해 산림 훼손을 최소화한 유아숲체험원 조성 방안을 고민해 보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① 인간ㆍ자연 공생하는 숲, 유아교육의 장으로 발전시키자
② 산림청 추천 유아숲체험원 ‘구미 금오산’, ‘함양 지리산’
③ 실내놀이터 이제 그만… 서울 도심 속 유아숲체험장 ‘인기’
④ 양산 유아들 여기 다 모인다  ‘장산 유아숲체험원’
⑤ 양산, 천혜의 숲 활용해 유아교육도시로 발돋움하자


어린 시절 동네 놀이터에 주저앉아 친구들과 모래장난도 하고 뛰어다니며 놀던 추억, 모두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터.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깨끗한 실내 놀이터나 키즈카페, 혹은 방 안에서 컴퓨터만 바라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만약 흙을 밟고, 풀과 나무 향기를 맡으며 자연과 함께 놀 수 있는 숲 속 놀이터가 우리 집 근처에 있다면 어떨까.

도심 속 유아숲체험장이 각광받는 이유다. 어릴 때부터 자연의 품에서 뛰어 놀며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위해, 동네의 크고 작은 숲을 활용해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숲 속 놀이터가 만들어지고 있다.


지자체, 유아숲체험장 조성 ‘봇물’
도심 공원ㆍ뒷산에 위치, 접근성 좋아


서울시가 대표적으로, 현재 도심 속 유아숲체험장이 모두 18곳 조성돼 있다. 산림청 산하 국유림관리소 유아숲체험원과 달리 서울시 유아숲체험장 대부분은 자치구 스스로 조성해 관리ㆍ운영 중이다.

특히 최근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이 지자체가 조례를 통해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유아숲체험장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산림교육의 활성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한 상황. 이에 지자체 산하 유아숲체험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시는 관악구 청룡산, 강서구 우장산, 용산구 매봉산 등에 지난 2012년 처음으로 유아숲체험장을 개장한 이후 현재 금천구 독산동, 강북구 오동근린공원, 동대문구 배봉산, 성북구 개운산, 노원구 수락산, 마포구 난지공원, 송파구 장지공원, 중구 남산, 종로구 삼청공원, 광진구 용마산, 도봉구 초안산 등이 뒤이어 문을 열었다. 올해는 자치구 유아숲체험장 10개소가 추가될 예정이다. 25개 자치구에 1곳 이상의 유아숲체험장이 조성되는 셈이다.

이같은 도심 속 유아숲체험장의 특징은 접근성이 수월하다는 것이다. 산림청 산하 유아숲체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도심에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주로 도심 속 근린공원이나 마을 뒷산 정도에 있어 영아도 쉽게 즐길 수 있다.


금천구 베짱이 유아숲체험장
인근 환경 이용한 프로그램 우수


서울 소재 유아숲체험장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끄는 곳이 3곳 있다.

우선 프로그램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금천구 베짱이 유아숲체험장이다. 다른 곳은 전문 프로그램 없이 그냥 공간만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공원이나 산 이름을 그대로 명칭으로 사용하는 데 비해 금천구는 이름도 신나게 노는 곤충의 대명사인 ‘베짱이’를 이용해 유아숲 명칭을 만들었다.

↑↑ 금천구는 신나게 노는 곤충의 대명사인 ‘베짱이’를 이용해 유아숲체험장 명칭을 만들었다.


주중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단체로 오는 유아를 대상으로 숲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정명옥 숲해설가는 “베짱이 유아숲체험장은 도심과 가까운 위치에다 주위 호암산과 체육공원, 감로천생태공원 등을 활용해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며 “계절에 따라 프로그램 내용은 다르지만, 맨발로 흙길을 걷고 산벌레를 직접 손으로 만져보는 체험은 반드시 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금천구는 숲해설가의 다양한 숲 프로그램 운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관악구 청룡산 유아숲체험장
서울시 1호… 자연친화 강조


관악구 청룡산 자락에 둥지를 튼 청룡산 유아숲체험장은 서울시에서 최초로 문을 연 유아숲체험장이다. 관악구청에서 500m 거리고,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에도 어렵지 않다. 구민회관을 지나고 초등학교 담장을 왼쪽으로 끼고 걷다보면 체험장 입구에 닿는다.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곧장 체험장이다.

↑↑ 관악구는 서울시 1호 유아숲체험장을 조성했다.


제1호 체험장 답게 가장 자연친화적이다. 도심과 가깝지만 숲이 깊고 나무가 우거져 공기가 상쾌하고 새소리도 자주 들린다. 원목도 거칠고 투박한 자연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다. 천막을 쳐놓은 쉼터, 모래놀이터, 원목과 나무 기둥이 많은 교구놀이터, 모험놀이터 등 놀이 형태에 따라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원목 도미노를 하거나 기둥을 원뿔 형태로 쌓아 인디언 집을 짓거나, 경사면에 매놓은 끈을 잡고 올라가는 등 활동적인 놀이가 많다.
↑↑ 관악구는 자연물을 이용한 다양한 체험시설을 갖췄다.


종로구 삼청공원 유아숲체험장
체험장 입구 숲속도서관 ‘명물’


오래되고 깊은 숲을 간직한 삼청공원에도 유아숲체험장이 마련돼 있다. 다른 곳에 비해 체험공간이 넓고 다양한 게 특징이다. 공원 입구에 ‘동심의 숲’이 있다. 조금 더 올라가면 여름에 제격인 ‘물의 숲’이 나오고, 그 위에 ‘숲속의 숲’이 있다.



동심의 숲은 원목 등 친환경 자재로 만든 놀이터로 그네, 미끄럼틀 등이 있다. 물의 숲은 공원 내 작은 계곡을 따라 조성됐는데 지금은 육화현상으로 물이 거의 말랐다.

재미있는 것은 숲속의 숲이다. 모험 놀이터와 소꿉놀이장, 나무 실로폰 등 숲의 지형과 원래 있던 나무 등을 활용해 만든 다양한 시설이 숲 여기저기에 펼쳐져 있다. 나무 기둥을 옆으로 세워 만든 가방걸이, 나뭇잎 모양을 된 평상, 큰 나무통을 그대로 잘라 만든 소꿉놀이대가 정겹다. 곳곳에 잠자리, 노린재, 장수풍뎅이 등 곤충 모형이 나무에 자연스레 붙어 있다.

특히 공원 입구 숲속도서관이 명물이다. 창문으로 숲의 싱그러움이 그대로 느껴지고, 아이들이 편히 책을 볼 수 있도록 마루형 서가로 꾸몄다. 지역주민협동조합에서 위탁받아 작은 카페까지 운영하고 있는데, 동화구연ㆍ문화센터ㆍ시창작교실 등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 종로구는 유아숲체험장 입구에 숲속도서관을 개설해 작은 카페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실외에서 동적인 체험활동을 한 후 실내인 도서관에서 정적인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숲속도서관 정정아 관장은 “조합원 상당수가 경력단절여성으로 사서자격증ㆍ유아교사자격증 등을 가진 전문 인력”이라며 “야외에서 숲 체험 후 도서관을 찾아 실내 휴식과 함께 독서와 유아교육이라는 또다른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1석2조의 혜택이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장주형 기자 shelleee@ysnews.co.kr

※ 이 취재는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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