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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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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들을 잡아먹으려는 사자 한 마리가 있었다. 그러나 사자는 그들을 한 번에 다 잡아먹을 수 없었다. 황소와의 일대일 대결은 자신 있었지만 한 번에 네 마리는 사자라 할지라도 힘에 겨웠던 것이다.
며칠을 지켜보던 사자는 꾀를 부렸다. 소들이 풀을 뜯고 있을 때, 그중에 약간 뒤처진 황소에게 살금살금 다가가 귀엣말로 다른 소들이 네 흉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자가 이런 식으로 자꾸 접근하자 계획대로 네 친구는 서로 불신하게 됐다. 각자는 다른 세 마리가 자기를 모략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마침내 그들 사이는 깨져 뿔뿔이 흩어졌다. 결국 사자는 황소를 한 마리씩 잡아먹을 수 있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서로 믿고 의지했던 시간이 더 길고 단단한데, 한마디 말에 서로를 불신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말 한마디가 그렇게 큰 위력을 지녔다는 것이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철학자 크산투스는 그와 함께 만찬을 같이 할 친구 몇 명을 초대한 다음, 그의 하인 이솝에게 시장에 가서 최고급 요리 재료를 사 오라고 일렀다. 그러나 이솝이 사온 것은 짐승의 혀뿐이었다. 요리사는 이 혀로 서로 양념만 다르게 해 음식을 차렸다. 혀 요리뿐인 식사가 베풀어졌다.
화가 난 크산투스는 성난 목소리로 하인에게 소리쳤다. “시장에서 제일 좋은 요리 재료를 사 오라고 하지 않았느냐?” “저는 명령하신 대로 했습니다” 이솝은 말했다. “혀보다 더 좋은 것이 있겠습니까? 혀야말로 문명사회 결속물이고 진실과 이성의 기관이며 신에 대한 저희의 사랑과 찬미의 기구가 아니겠습니까?”
다음날, 크산투스는 하인에게 다시 시장에 가서 이번에는 가장 나쁜 요리 재료를 사 오게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이솝은 혀를 사 들고 왔다. “뭐라고! 이번에도 혀를 사왔어?” 크산투스는 소리쳤다. “그렇습니다” 하인은 대답했다. “혀라는 것은 확실히 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그것은 투쟁과 다툼의 기구이고 소송이라는 것의 발명자이며 분규와 전쟁의 근원입니다. 또 그것은 실수와 거짓말과 비방과 신에 대한 불경스런 말을 하게 하는 기관이기도 한 것입니다”
함부로 내뱉는 말은 싸움을 일으킬 수도 있다. 잔인한 말 한마디가 다른 사람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쓴 말 한마디가 돌이킬 수 없는 비수가 돼 다른 사람의 가슴에 꽂힐 수도 있다. 무책임한 구설수가 한 사람을 매장할 수도 있다.
반면에 부드러운 말은 앞길을 환하게 만든다. 격려하는 짧은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 기쁨에 넘친 한 마디가 즐거운 이웃을 만든다. 좋은 말 한마디는 보약보다 낫다. 이처럼 혀에는 무서운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