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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 소금]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인생..
오피니언

[빛과 소금]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인생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5/07/21 11:23 수정 2015.07.21 11:19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하루는 새 한 마리가 하나님께 물었다. “하나님은 왜 무거운 날개를 두 개씩이나 양어깨에 달아놓으셨습니까?” 그러자 하나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네가 날 수 있는 것은 그 무거운 날개 때문이란다”

우리는 하늘을 날기 원하지만 무거운 날개는 싫어한다. 무거운 짐을 싫어한다. 모세도, 엘리야도 짐이 무거워 이제 죽여 달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짐 때문에 자신이 존재하고 있음을 몰랐다.

얼마 전 개그맨 이경규 씨가 “인생의 짐을 함부로 내려놓지 마라”는 강연을 해 큰 반향을 일으킨 적이 있다. 대학생 앞에서 그는 지리산 등반 때 일화를 소개하면서 “지고 가는 배낭이 너무 무거워 벗어버리고 싶었지만, 정상까지 올라가 배낭을 열어 보니 먹을 것이 가득했다”고 말했다.

인생도 이와 다를 바 없다. 짐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나서 저마다 힘든 짐을 감당하다가 저세상으로 간다. 인생 자체가 짐이다. 가난도, 부유도, 질병도, 건강도, 책임도, 권세도, 헤어짐도, 만남도, 미움도, 사랑도 짐이다.
 
살면서 부닥치는 일 중에서 짐 아닌 게 하나도 없다. 그러나 우리 등에 짐이 없었다면 우리는 세상을 바로 살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 등에 있는 짐 때문에 늘 조심하면서 바르고 성실하게 살아왔다.

이제 보니 우리 등의 짐은 우리를 바르게 살도록 한 선물이었다. 우리 등에 짐이 없었다면 우리는 사랑을 몰랐을 것이다. 우리 등에 있는 짐의 무게로 남의 고통을 느꼈고 이를 통해 사랑과 용서도 알았다.

이제 보니 우리 등의 짐은 우리에게 사랑을 가르쳐준 선물이었다. 우리 등에 짐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미숙하게 살고 있을 것이다. 등에 있는 짐의 무게가 삶의 무게가 돼 그것을 감당하게 했다.

이제 보니 우리 등의 짐은 우리를 성숙시킨 선물이었다. 우리 등에 짐이 없었다면 우리는 겸손과 소박함의 기쁨을 몰랐을 것이다. 우리 등의 짐 때문에 우리는 늘 우리를 낮추고 소박하게 살았다.

이제 보니 우리 등의 짐은 우리에게 기쁨을 전해 준 선물이었다. 우리 등의 짐이 우리를 불의와 안일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게 했으며, 삶의 고개 하나하나를 우리가 잘 넘게 했다.

이처럼 가볍고 편한 것만이 행복이 아니다. 하나님은 때로 우리에게 무거운 짐을 지고 침체의 강을 건너게 하시는데 그것은 우리를 죽이기 위함이 아니고 우리를 살리기 위함이다. 내 삶의 짐, 가족의 짐, 직장의 짐, 이웃과의 짐, 몸이 아픈 짐, 슬픈 이별의 짐이 내 삶을 감당하는 힘이 돼 오늘도 최선의 삶을 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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