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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아이에게 자연을 선물하는 유아교육도시를 향해..
기획/특집

아이에게 자연을 선물하는 유아교육도시를 향해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5/07/28 17:40 수정 2016.04.21 17:40

산림청은 우리나라에서 드러나고 있는 아동과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해답을 ‘숲’에서 찾고 있다. 숲이 훌륭한 교육소재와 장난감으로 가득 찬 교육 장소이자 놀이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청소년 문제 해결 차원에서 산림교육이 활성화됐다. 우리나라에서도 늦었지만 지난 2012년 산림교육의 활성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이 법률 속 다양한 콘텐츠 가운데 유아숲체험원 조성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숲 교육의 필요성을 학부모와 교육종사자들은 물론 지자체도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급속도로 조성되고 있는 유아숲체험원을 양산은 어떤 행태로 만들고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은지 고민해 봐야할 시기다. 양산지역 유아교육과 숲생태 전문가들에게 ‘양산도 유아숲체험… 숲에서 오감을 깨우다’는 주제로 각자의 견해를 물었다. 숲교육의 방향과 양산지역의 특화된 유아숲체험장 조성 방법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글 싣는 순서

① 천혜의 산림자원 이용한 숲 개발 필요성과 유아숲 조성 요구
② 산림청 산하 유아숲체험원 탐방 ‘구미 금오산’, ‘함양 지리산’
③ 서울 도심 속 유아숲체험장 탐방 ‘베짱이’, ‘삼청공원’, ‘청룡산’
④ 부산 장산 유아숲체험원 통해 양산국유림관리소 지원 방안 모색
⑤ 양산만의 특화된 유아숲 시설과 프로그램으로 유아교육도시로 발돋움하자

■ 동원과학기술대학교 하정연 교수

“자연이 가장 실력 있는 선생님”

“우리나라 유아 대부분이 하루 24시간 중 23시간을 실내에서 생활한다는 연구보고가 있어요. 이 같은 아이들을 살리는 길은 잃어버린 자연과 놀이를 찾아주는 것이죠. 그리고 자연과 놀이가 있는 가장 좋은 장소는 바로 숲이예요. 아이에게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자연을 제공하면 자연은 아이에게 최고의 선생님이 됩니다”

하정연 교수는 부산대 부설 어린이집 원장으로 20여년간 유아교육에 몸담아왔다. 부산대 부설 어린이집은 우리나라 생태 유아교육의 산실로, 교재ㆍ교구가 없는 교실과 바깥놀이ㆍ산책 등을 하는 숲어린이집으로 유명하다.

하 교수는 어른들의 어릴 때를 생각해보라고 했다. 골목길도 놀이 공간이 됐던 우리들의 어린 시절과 비교해 봤을 때 요즘 아이들은 정말 열악한 놀이환경에서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밖에서 실컷 놀고 들어와서 집에서 날뛰는 아이는 없어요. 요즘 아이들은 자연에서 설치고 날뛸 시간이 없잖아요. 그래놓고 실내에서 부산스럽게 움직이면 아이가 이상하다, 병원에 가야한다, ADHD(주의력결핍장애)다, 이러면서 약 먹이고 주사를 맞히죠. 숲에서의 자유, 놀이를 맛보면 다 치유할 수 있는 병(?)이죠”

인성교육에도 더할 나위 없이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자연사랑, 자연보호를 아무리 강조해도 스스로 느끼지 못하면 소용없죠. 자연은 알아야 사랑하게 돼요. 숲에서 생활하는 아이는 베어 쓰러진 나무를 보면 안타까워하고, 꽃들과 벌레 한 마리도 소중하게 여기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숲에 있는 생명과 공존하고 상생하는 법을 자연히 터득해 나가는 거죠”

■ 양산시의회 이정애 의원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만들어야죠”

 
 
“대운산자연휴양림을 활용한 유아숲체험원 조성은 시작일 뿐이고, 양산 곳곳에 숲 교육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죠”

이정애 시의원(새누리, 비례)은 지난해 10월 정례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원아 숲 체험원 조성을 제안했다. 양산에 제대로 된 유아숲체험원이 없어, 양산지역 유아들이 부산이나 울산 등지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제안 이후 양산시 움직임이 바빠졌다.

올해 초 산림청에 유아숲체험원 조성 사업계획서를 제출했고, 지자체 차원의 조성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또 이 의원을 비롯해 양산지역 보육 전문가들과 함께 지리산 유아숲체험원을 직접 방문해 우수 시설과 프로그램을 견학하기도 했다.

“다방면으로 검토해 본 결과 대운산자연휴양림 인근에 유아숲체험원을 조성키로 방향을 잡았죠. 우선 내년에 양산시 자체 예산으로 지리산 유아숲체험원과 같은 자연 그대로의 숲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 계획입니다”

이것이 다가 아니다. 대운산 유아숲체험원을 시작으로 양산 곳곳에서 숲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밝혔다.

교동 춘추공원이나 현재 조성 중인 물금 제7호 근린공원 등을 활용해 유아 접근성이 좋은 체험장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현재 동면 가산수변공원 내에 어린이교통공원이 계획돼, 이르면 올해 조성돼요. ‘살기 좋은 도시’는 결국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아닐까요?”

■ 울동네지킴이봉사단 하둘남 단장

“도심 속 도로변 가로수도 숲이죠”

“유아의 특성상 먼 곳을 찾아가는 것보다 도심 속 주변 환경을 이용한 숲체험원이 필요해요. 증산성둘레길과 황산문화체육공원을 연계한다면 타 지역민도 찾는 명소가 될 수 있어요”

울동네지킴이봉사단은 2012년 만들어진 자원봉사단체로 도시숲가꿈이 활동이 가장 대표적이다. 도시 곳곳에 조성돼 있는 완충녹지나 가로수를 관리하는 활동인데, 나무심기와 전정작업을 비롯해 풀뽑기ㆍ물주기ㆍ수목고사 모니터링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물금읍 신창비바패밀리 아파트 주변에 4년 동안 조성한 ‘가족마실길’은 주민참여가 도시녹화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숲이라는 것이 우리 생활공간과 동떨어진 게 아니예요. 도로변 가로수도 숲이죠. 도시숲은 도시 안에 그늘과 휴식처를 만들어 힐링공간을 찾자는 의미이기에, 멀리 볼 필요 없어요. 우리 동네에서 유아숲체험공간을 찾으면 돼죠”

하 단장은 유아들이 진짜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유아숲체험원은 가능한 생활공간과 가까운 곳에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금 거북산에 증산성둘레길이 만들어져 있어요. 소나무숲과 황토길로 유아들이 맨발로 뛰는 체험이 가능한 천혜의 환경이죠. 이 같은 증산성둘레길과 황산문화체육공원, 디자인센터가 있는 7호 근린공원 등을 연계하는 유아숲체험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면 우리지역 유아는 물론 다른 지역 유아들도 찾아오는 양산의 명소가 될 수 있어요”

■ 산림교육전문가 송수향 숲해설가

“날씨, 상처 등에 민감해 하지 마세요”

 
 
“행여 아이들이 숲에서 다치진 않을지, 더위나 추위에 지치진 않을지 숲에 처음 보내는 부모들은 걱정을 많이 해요. 하지만 생태연구가들은 숲이 도심 속 놀이터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말해요”

송수향 숲해설가는 북정9호 근린공원 ‘고향의 봄동산’에서 유아숲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공원 내 ‘자연생태학습장’을 주요 체험시설로 양산지역 유아들을 위한 다양한 숲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이곳은 지난 3월부터 양산시립박물관 견학과 연계한 역사교육도 병행하고 있어 유아 맞춤 체험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처음 얼마간은 평지가 아닌 숲길을 낯설어 할 수 있지만 이내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미끄러운 길, 질퍽한 길을 걸으면 아이 스스로 몸놀림을 자유롭게 움직이며 신체 조절감을 익히게 돼요. 또 적당히 부식된 낙엽과 흙은 훌륭한 쿠션 역할을 해내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기 적당하죠”

하지만 숲 체험을 하다보면 나무가시나 돌덩이 등 자연물에 의해 얼마든지 다칠 수 있다.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아이를 숲에 보내서는 안된다고.

“상처 날 수 있어요. 모기에 물릴 수도 있고, 햇볕에 얼굴이 그을릴 수도 있죠. 숲 체험을 하고 난 후 집에 돌아가면 부모는 그 현상만 보고 보육시설 교사를 원망하거나 숲 체험에 거부반응을 보이기도 하죠. 상처만 보지 말고, 숲에서 뛰는 아이의 표정을 상상해 보세요. 이 아이가 얼마나 행복하고 자유롭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지를 생각해 보세요”

때문에 송 해설가는 아이들과 함께 숲 체험을 해보는 부모체험시간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 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정리_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장주형 기자 shelleee@y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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