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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초대 詩] 여름, 그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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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詩] 여름, 그 이후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5/07/28 09:34 수정 2015.07.28 09:30
이신남 시인



 
↑↑ 이신남
시인
문학석사. 한국문인협회ㆍ경남문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양산지부 사무국장
 
소나기로 흠뻑 젖은 복숭아
화사함이
봄 처녀 낯빛이다
우두둑 쏟아지는 빗물에
맛사지 한 듯 매끄럽다
 
짓무른 여드름 하나 둘
습관처럼 한 입 쏘옥 베어 물었더니
파고들수록 넓게 퍼진 시커먼 속
벌레 한 마리 꿈틀거리며
보금자리 만들었다
 
속았다
 
목젖이 아리도록 냉수를 마셨지만
새벽까지 낚아 올린 건
소화시키지 못해 배설한 언어들 뿐
현기증으로 배부른 한 여름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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