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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 소금] 진정한 사랑의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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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진정한 사랑의 실천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5/08/18 09:42 수정 2015.08.18 09:38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러시아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있다. 그 나라에는 아름다운 궁전이 하나 있었다. 궁전은 많은 사람이 평생에 한 번이라도 들어가 봤으면 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런데 그 궁전은 선한 일을 한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었다.

궁전 문지기가 열쇠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문지기는 선한 일을 한 자에게 열쇠를 줬고, 그것을 받아야만 문을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 소녀가 궁전에 꼭 들어가 보고 싶어 했다. 그래서 그는 아름다운 옷과 보석을 걸치고 궁전 앞으로 갔다. 그러나 문지기는 소녀에게 열쇠를 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문지기는 말했다. “아가씨, 예쁜 옷을 입고 종일 문 앞을 서성거린다고 열쇠를 줄 수는 없습니다. 매일 한 번씩이라도 남을 돕는 이에게 이 열쇠를 줄 수 있답니다”

소녀는 당장 돌아가 남을 도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길거리에서 늙은 거지를 만났다. 그는 선행할 수 있음을 기뻐하며 가진 돈을 전부 줬다. 그리고는 궁전 문지기에게 갔다. 그러나 열쇠는 얻지 못했다. 거절당한 소녀는 실망해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또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할머니를 만났다. 소녀는 할머니로부터 짐을 모두 빼앗다시피 해 날라 줬다. 그리고는 문지기에게 다시 달려갔다. 그러나 여전히 열쇠 주인이 될 수 없었다.

소녀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막 숲을 지날 때였다. 숲 속에서 가냘픈 신음이 들렸다. 얼른 달려가 보니 작은 토끼 한 마리가 덫에 걸려 피를 흘리며 발버둥 치고 있었다. 소녀는 불쌍한 마음으로 자기 자신을 다 잊어버린 채 그 강한 스프링 덫을 있는 힘을 다해 풀고서 토끼를 살려냈다. 그 바람에 소녀의 손과 발은 찢어지고 피가 흘렀다. 치마를 찢어 토끼의 상처를 싸매주고 집에 데려와 먹이를 줬다.

이때 궁전 문지기가 나타났다. 그리고는 궁전으로 들어가는 열쇠를 소녀에게 줬다. 소녀는 놀라서 말했다. “저는 열쇠를 얻으려고 토끼를 살려 준 것은 아니었어요” 문지기는 온화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 궁전 열쇠는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며 남을 돕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중국 제나라의 재상 맹상군은 인재를 좋아해서 많은 식객을 두고 있었다. 그중 한 사람이 맹상군을 모함해 재상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자 그 많던 식객도 그의 곁을 떠나갔다. 맹상군은 그들의 배신에 화가 났다. “내 그들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마련하며 은혜를 베풀었거늘 이제 와서 나를 배신한단 말이냐!”

이때 풍환이란 사람이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잣거리를 보십시오.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물건이 있을 때 모여들고, 없으면 떠나 버립니다. 그들에게 대가를 바라지 말고 은혜라고 생각하지 말고 베푸십시오. 그렇다면 이제 그들은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사랑을 베풀면서 대가를 바란다면 그 사랑이 미움으로 바뀔 수 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마음으로 내 것을 베풀 줄 아는 것이 진정한 사랑의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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