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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물금읍 학교 앞 어린이교통사고, 그 후…
도로 개선하고, 이웃 아픔도 나눠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5/08/25 10:09 수정 2015.08.25 10:05
10월 중 과속단속카메라, 교통섬 철수 등 도로개선

이웃주민, 엄중 처벌 요구하는 탄원서 법원에 제출




물금읍 학교 앞 어린이교통사고가 발생한 지 2개월이 지났다. 도로 구조 결함을 개선하기 위해 양산시, 양산경찰서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두 팔을 걷고 나섰다. 또 하루아침에 자녀를 잃은 부모의 심경을 위로하기 위해 이웃 주민이 가해자 엄중 처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안타까운 사고 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취재해 봤다.

지난 6월 9일 성산초ㆍ범어고 인근 건널목에서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승용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음주상태 운전자가 교통섬에서 신호대기하고 서 있던 학생을 그대로 들이받고 도주한 안타까운 사고였다.

더욱이 이 사고현장은 불과 8개월 전에 사망사고가 한 차례 더 있었던 지점으로, 도로 구조적 결함으로 인한 예견된 사고라는 지적도 있었다.<본지 581호, 2015년 6월 16일자ㆍ583호, 2015년 6월 30일자>

사고는 물금읍 범어리 신주로에 있는 한 건널목에서 발생했다. 이 건널목은 물금워터파크ㆍ남양산역ㆍ신창비바패밀리(성산초ㆍ범어고) 등 세 방향을 잇는 삼거리에 Y자 형태로 설치돼 있다. 양산천변 뚝길로 연결돼 학생들 등ㆍ하굣길뿐 아니라 시민 산책로와 지하철 출ㆍ퇴근길로도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정치권까지 나서 도로 구조적 결함 개선
방범용CCTV, 도심형 중앙분리대도 검토


문제는 이 도로는 운전자가 건널목을 충분히 인지할 만큼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워터파크ㆍ남양산역 두 방향 모두 마찬가지다. 특히 남양산역 방향에서 오는 차량은 지하차도 끝 지점에 건널목이 설치돼 있어 도로구조를 모르면 자칫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구조다. 더욱이 양산ICD를 이용하는 대형화물차량 통행도 빈번한 도로다.

또한 Y자 형태 건널목 가운데 교통섬이 설치돼 있고, 비교적 짧은 신창비바패밀리(성산초ㆍ범어고) 방향 건널목은 신호기가 없어 우회전 차량과 충돌도 잦다. 비보호좌회전 신호로 인해 보행자 보행안전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

결국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건널목에서 교통사고가 빈번히 발생한 셈이다. 이에 양산시와 양산경찰서, 정치권까지 사고현장을 찾아 대책 마련에 고심했다. 지난 6월 24일에는 관계기관과 윤영석 국회의원이 현장에서 녹색어머니회 학부모와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10월 말까지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야간시야 확보를 위해 건널목 투광기가 설치됐고, 주변 가로등 조도 역시 밝게 조절됐다. 9월에는 과속단속 카메라가 설치될 예정이다. 또 사망사고 지점인 교통섬을 철수하고 대각선 형태의 횡단보도로 개선된다.

양산경찰서는 “양산시와 협의해 교차로 내 교통흐름과 사고상황을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방범용CCTV 설치도 검토 중에 있다”며 “또 도로중앙에 안전봉이 아닌 안전펜스를 설치하는 도심형 중앙분리대로 무단횡단 사고도 원천봉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물금읍 주민도 움직였다. 사고 가해자의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작성하고 서명운동을 했다. 음주에다 뺑소니 사고로 어린 생명을 잃은 부모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리고자 하는 이웃주민의 마음이었다.

음주뺑소니 사고… “5년 형량 적다”
사고 재발방지 위해 이웃주민 탄원 

신창비바패밀리청년회가 발 벗고 나섰다. 이들은 먼저 호소문을 통해 학부모와 아파트 주민에게 사고경위와 판결상황을 알렸다.

호소문에 따르면 “자식을 잃은 부모는 사고 후 가해자로부터 한마디 사과조차 듣지 못했고, 법원 1심에서는 단지 5년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며 “음주운전에다 아이를 희생시키고도 뺑소니로 도주해 한 가정의 웃음을 송두리째 앗아간 죄가 5년형이라니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가해자가) 형량을 줄이고자 지병을 이유로 선처를 호소하며 항소까지 한 상태”라며 “제2, 3의 사고와 인명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보다 단호하고 엄중한 처벌을 부탁하는 탄원서 작성을 부탁드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후 3주가량 탄원서와 서명운동을 받은 결과, 탄원서 120장과 720건의 서명을 받아 피해자 부모에게 전달했다.

최수영 청년회장은 “가해자가 자신의 잘못 때문에 어린 생명이 아무런 잘못없이 희생됐다는 점을 뉘우친다면 항소를 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이웃들과 의견을 모아 이같은 활동을 하게 됐다”며 “항소 결과 후 피해 학부모와 충분히 상의한 뒤 우리가 조금이라도 더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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