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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우리는 의젓한 꼬마 선비”..
교육

“우리는 의젓한 꼬마 선비”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5/09/01 09:24 수정 2015.09.01 09:20
남강서원 선비체험 ‘성료’

매주 수요일 초등학생 대상

예절교육ㆍ경전강독ㆍ다도 등

아이들 머리 위 유건(유생이 쓰는 두건)이 자꾸 흘러내린다. 몇몇 아이들은 몸이 배배 꼬이기도 한다. 하지만 훈장 선생님이 “공수(拱手)~, 배례(拜禮)~”를 외치면 모두가 진지하게 자세를 잡는다. 직접 공수 자세를 취해보면서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다잡는 것, 이것이 남강서원 선비문화체험 기본예절교육이다.

지난달 26일 아이들이 사림 유생의 강학 장소인 서원(書院)에서 유건을 쓰고, 도포를 입고, 절하는 법과 예절을 배우며 선비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선비문화체험’을 했다. 

남강서원은 지난 7월 29일을 시작으로 지난달 26일까지 매주 수요일 모두 5회에 걸쳐 선비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열었다.

남강서원에서 모시고 있는 임란공신 죽제(竹齊) 이겸수(1555~1598) 공 후손인 이창진 선비문화원장이 직접 훈장을 맡아 진행했다.

오후 1시부터 4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선비문화체험은 유복을 착용하는 입재식을 시작으로 서원견학, 생활예절과 인성예절을 담은영상물 시청과 인성예절교육, 논어와 대학을 강독하는 경전강독, 전통차를 마시는 다례 체험, 퇴재식 순으로 진행했다.

선비문화체험에 참가한 초등학생 40명의 눈에는 장난기가 여전했지만 사뭇 진지함도 묻어나왔다. 난생 처음 유건과 도포를 갖추고 자상하면서도 때로는 엄하게 회초리를 드는 훈장님에게 예법을 듣자니 장난꾸러기들도 진지해지는 모양이다.

조선시대 학생과 현재 학생들의 기본예절을 비교하는 영상물은 체험에 참가한 아이들에게 지금 모습을 반성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었다.

영상물 시청에 이어 어른 앞에 설 때 취하는 자세인 ‘공수(拱手)’를 함께 배웠다. ‘공수’는 두 손을 가지런히 앞으로 모은 자세로 남자는 왼손이 위로,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게 두 손을 포개 잡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다음은 다례(茶禮)교육. 자극적인 인스턴트 음료에 길들여진 아이들이었지만 깊은 맛과 그윽한 향을 가진 전통차의 매력과 편안한 마음으로 차를 마시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이어 사서삼경 가운데 하나인 ‘논어’의 한 구절을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읊는 아이들 모습에서 옛 유생의 모습이 겹쳐지기도 했다.

선비문화체험에 참여한 신채영(평산초5) 유생은 “유건과 도포를 입고 선비문화를 체험하니 너무 새롭고 재미있다”며 “특히 논어와 대학을 송독할 때는 서당에서 공부하는 선비가 된 듯한 기분이라 더 신이 났다”라고 말했다.

이창진 훈장은 “선비문화교실은 초등학생들의 인성 함양과 전통예절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서원을 문화체험 공간으로 개방하고, 전통문화와 예절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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