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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 소금] 영국을 움직이는 엘리트 교육..
오피니언

[빛과 소금] 영국을 움직이는 엘리트 교육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5/09/08 14:01 수정 2015.09.08 01:57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영국 퍼블릭스쿨의 대명사, 이튼칼리지는 영국 최고 명문학교로 영국 잉글랜드 버크셔주에 있는 사립 중ㆍ고등학교다. 이 학교는 600여년 전인 1440년에 잉글랜드 헨리 6세가 세웠다. 영국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남학생만 입학할 수 있다.

12~18세 사이 소년 약 1천200명이 기숙사에서 공동생활을 하면서 공부한다. 이 학교에서 제일 중요한 과목은 체육으로, 하루 한 번 함께 축구를 한다. 한겨울이면 페어플레이 정신을 기르기 위해 진흙탕에서 레슬링을 하기도 한다. 학생의 ‘재능발견’을 우선시하며 관용, 열정, 인내심, 여가활동 등 가치를 강조한다.

어느 해 졸업식 송별사에서 교장이 이렇게 말했다. “우리 학교는 자신이 출세하거나 자신만이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원하지 않습니다. 주변을 위하고 사회나 나라가 어려울 때 제일 먼저 달려가 선두에 설 줄 아는 사람을 원합니다” BBC 방송에서도 ‘그들은 입학할 때부터 자신이 나라를 이끌어 갈 사람이라는 독특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방영했다.

실제 이 학교 학생은 1ㆍ2차 세계대전에서 무려 2천명이나 죽었다. 헨리 6세 동상 앞에 그들의 기념비가 있는데 전시 중 어떤 때는 전교생의 70%나 참전해 죽기도 했다. 공부를 강조하지 않는 이 학교는 놀랍게도 졸업생 대부분이 대학에 진학한다. 그중 1/3은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에 진학한다. 공부를 강조하지 않고 자긍심과 국가관, 특히 사명감만을 강조하지만, 그것이 학생에게 엄청난 학습유발 효과를 가져다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곳의 교훈은 이렇다. ①남의 약점을 이용하지 마라. ②비굴하지 않은 사람이 되라. ③약자를 깔보지 마라. ④상대방을 배려하라. ⑤잘난 체하지 마라. ⑥다만, 공적인 일에는 용기 있게 나서라.

그들은 항상 ‘약자를 위해, 시민을 위해, 나라를 위해’라는 글을 마음에 새기고 있다. 공부만 잘하는 사람보다, 대학 진학과 취직만을 위한 사람보다, 포용성을 기르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인성을 중요시하는 것이다. 

45년 동안 뉴욕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친 시드니 후크 교수는 마지막 강의에서 특별한 말을 남겼다.

“지성이나 지식과 바꿀 만한 것은 없지만, 그것만 가지면 쓸모없는 사람이 됩니다. 지식을 많이 가진 사람은 있어도, 도덕적인 용기를 갖지 못하면 실천을 못 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지성 없이 용기만 갖고 있다면 지극히 현실적이지 못한 환상의 세계만을 추구하게 됩니다. 교육이란 이 지식과 도덕적인 용기 모두를 키워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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